‘아이디어 공모전’, 참여행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공존과 성장 구호를 정책으로 바꾸는 조건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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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군이 ‘공존과 성장으로 변화를 이끄는 연천군’을 주제로 2026년 테마형 아이디어 공모전을 연다. 나눔문화, 1회용품 감량, 청소년 참여, 문화접근성 확대 등 생활 밀착형 의제를 전면에 내세운 점은 분명 눈에 띈다. 문제는 이 공모전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다.

생활 속 의제 전면 배치… “방향성은 분명”

이번 공모전의 가장 큰 특징은 주제 설정이다. 불법 옥외광고물, 자전거 이용, 독서문화, 청소년 참여 등은 예산 투입 이전에 ‘아이디어 설계’가 핵심이 되는 분야다. 대규모 SOC나 개발사업과 달리 주민의 시선과 생활 경험이 정책의 완성도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공모전 방식은 비교적 적합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특히 ‘청소년 참여’와 ‘문화접근성 확대’는 그동안 행정이 주도해 왔던 영역이라는 점에서, 정책 수요자 관점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제출될지 주목된다.

반복돼온 공모전의 한계… “정책 반영은 미지수”

다만 지방정부의 아이디어 공모전은 과거에도 적지 않게 열렸지만, 실제 정책으로 이어진 사례는 제한적이었다. 수상 이후 정책 검토 단계에서 멈추거나, 내부 행정 논리에 밀려 사장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행정 내부에서 아이디어를 ‘검토 대상’이 아닌 ‘정책 자산’으로 다루지 않는 한, 공모전은 참여를 가장한 형식적 절차에 그칠 수 있다. 특히 이번 공모전처럼 분야가 7개로 넓게 설정된 경우, 선정 이후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 없다면 실효성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핵심은 ‘이후 과정’… 공개성과 책임성 필요

공모전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접수 건수나 시상금 규모가 아니라 ‘이후 과정’이다. 전문가들은 채택 아이디어의 정책 반영 여부 공개, 부서별 검토 결과 설명, 시범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피드백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라도, 행정 검토 과정과 판단 기준을 공개하는 것은 참여행정의 신뢰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공모전이 ‘제안하면 끝’이 아니라 ‘제안 이후 행정이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보여주는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는 의미다.

‘공존과 성장’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연천군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생활 속 작은 제안이 변화를 만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말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연결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공모전은 시작일 뿐이다. 군민의 제안이 행정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 안으로 얼마나 깊이 들어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를 군민에게 다시 설명할 수 있는지 여부가 연천군 ‘열린 행정’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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