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의 미래를 묻다] '전북소멸' 막는 마지막 공공인프라는 '교육'

⑧ 인구 소멸·절벽에 서 있는 전북…교육이 무너지면 지역이 무너진다

전북에서 문을 닫는 학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학교가 사라지면서 마을이 사라지고, 마을이 사라지면서 지역은 더 빠르게 소멸해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전북에서 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에 그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지역 공동체를 지탱해주는 마지막 핵심 '공공 인프라'로 여기고 이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오는 6월 제9회 지방선거에서 예정된 교육감 선거는 '누가 교육감이 될 것인가?'를 묻는 선거가 아니라 '누가 전북 교육의 막중한 책무를 감당해 낼 수 있는지"를 분간해 내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학교 현장 전문가들은 말한다.

차기 전북 교육감은 인구 소멸로 인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작은 학교'를 어떻게 교육적으로 재구성할 것 인지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지난 10년 간 전북 초등학생수는 2만 1984명이 줄었고, 학급수는 115개, 학교는 13군데가 사라졌다. 중학교 학생 수는 8260명, 고등학생은 2만 1984명이 줄었다.

전 교생 9명 이하의 학교를 대상으로 통폐합 기준을 정한 가운데 최근 3년 간 20개 학교가 통합됐거나 현재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다.

오는 3월에는 군산 선유도중학교를 비롯해 정읍 도학초, 김제 비룡초 등 8개 교가 폐교돼 인근 학교와 통합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북의 총 인구는 175만 9000명으로 지난 2019년 180만 7000명에 비해 48000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지난 5년 동안 해마다 1만 명씩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북의 이같은 인구감소는 청년층 유출, 낮은 출산율, 빠른 고령화 등 복합적인 인구 문제가 얽혀 있다.

<프레시안>은 이와 관련해 오는 제9회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에 출마 예정인 5명의 예정자들에게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소규모 학교 통페합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를 물었다.(가나다순)

34년 여 간 평교사를 지낸 노병섭 예정자는 "강제적인 폐교 정책을 집행하기보다 학생과 학부모, 학교구성원, 지역주민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최선을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또 "교육청이 이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예정자는 특히 "단순히 통폐합을 넘어 '교육-생태-문화-돌봄 통합 센터'로 전환해 '지역상생 모델'로 개발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급속한 학령 인구의 감소 속에 진정한 '학생 교육'을 위해서는 지역 교육 인프라를 '전 연령 복합체'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14년 간 초등교사를 지낸 유성동 예정자는 "소규모 학교의 역량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되 적정 규모학교 육성책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자체와 학교의 의지가 있다면 교육청은 최대한 지원하고 함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유 예정자는 그러나 "10인 미만 초미니학교와 회생 불가가 예견되는 학교에 대해서는 과감한 통페합 기조를 갖되 폐교부지 활용 등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세워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대 총장을 지낸 이남호 예정자는 "학교 통폐합은 찬성 또는 반대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과 과정의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작은 학교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농촌의 작은 학교는 아이의 성장을 마을 전체가 함께 지켜주는 울타리"리는 점을 강조했다.

이 예정자는 3대 원칙을 먼저 제시했다. 첫째 는 통페합이 아닌 '학교 재생'을 강조했는데 학교는 지역의 유일한 문화교육 기반이라며 가능하면 '마을학교.복합교육센터.글로벌 마을학교' 등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살리는 방식의 재구성을 최우선 방안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 불가피한 경우에는 절차와 보상, 활용 방안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서 '실용적 대안'을 제시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지역의 교육자산(다문화.청년.복합센터, 지역 대학과 연계한 교육LAB활용)으로 재 투자해 평생학습,문화공간으로 재생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주교대 교수로 재직 중인 천호성 출마예정자는 "가장 우선해야 할 사안으로 작은학교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과 함께 교육과정의 다양화,특성화, 지역화를 이루도록 하고 공동학구제(학부모 학교선택제)를 통해 자연스러운 학생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천 예정자는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이 없다면 통페합을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만 폐교부지는 방치나 매각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을 지낸 황호진 출마예정자는 "최소한 면 지역 당 하나의 학교를 유지해 지역 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통합 프로그램과 분교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북교육청이 해마다 지대한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농촌유학 프로그램' 역시 교육이 지역 소멸을 늦추는 마지막 '공공 인프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차기 전북교육감은 단순히 학교 현장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학령 인구 감소를 비롯해 지역 소멸 위기,교육 격차 등 전북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의 핵심을 간파해 대책을 마련하면서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사진 노병섭, 유성동, 이남호, 천호성, 황호진 전북교육감 출마예정자(시계방향)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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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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