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와 알타이 권역의 미래 협력과 연대를 모색하는 사단법인 유라시아알타이미래연합이 17일 서울 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창립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날 창립식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박거용 상지대학교 이사장을 비롯해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임정엽 전 완주군수 등 학계·정치·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석해 연합의 출범을 함께했다.
유라시아알타이미래연합은 미·중 중심의 단극 국제질서가 해체되고 다극체제로 재편되는 전환기 속에서, 한반도의 새로운 역할과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된 민간 협력 플랫폼이다. 연합은 한반도를 단순한 분단의 공간이 아니라 태평양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 대륙 문명권의 동단으로 재위치시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정치·군사 중심의 접근을 넘어 문화·학술·생태·경제 분야의 비정치적 협력을 통해 남북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연대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연합의 핵심 목표다.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이어질 수 있는 협력의 기반을 시민사회 차원에서 축적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연합은 출범과 함께 한민족과 알타이 문명권의 역사적·문화적 연원을 핵심 협력 자산으로 제시했다. 언어 구조의 유사성, 신화와 전통, 생활양식 전반에서 확인되는 공통의 뿌리는 남북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럽고 비정치적인 협력 토대라는 판단이다. 이를 바탕으로 몽골, 중앙아시아, 만주, 연해주 등 알타이 7개 권역과의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알타이 권역 문화유산 공동연구 △유라시아 협력 포럼 운영 △DMZ 생태공원 및 평화 생태 회랑 구상 △남북 철도 연계와 유라시아 육로 네트워크 연구 △농업·재생에너지·바이오·디지털 분야의 경제협력 모델 발굴 등이 제시됐다. 연합은 학술 연구와 정책 제안에 머무르지 않고, 실행 가능한 파일럿 프로젝트 중심의 협력 모델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윤태 유라시아알타이미래연합 이사장(우석대학교 부총장)은 이날 창립식에서 “유라시아알타이미래연합은 분단을 관리하는 조직이 아니라, 분단을 넘어 새로운 문명적 상상력을 회복하는 연대의 플랫폼”이라며 “한반도를 갈등의 경계가 아닌 유라시아 평화와 협력의 동쪽 관문으로 다시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연합 출범의 의미를 강조했다. 정 장관은 “정치와 군사를 넘어서는 민간의 상상력과 연대는 언제나 가장 오래 지속돼 왔다”며 “문화·학술·생태·경제를 매개로 한 유라시아 협력은 한반도 평화를 확장하는 또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민사회 차원의 협력이 남과 북, 나아가 유라시아를 잇는 지속가능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라시아알타이미래연합은 △평화 △생태 △전통 △존중 △연대 △준법 △개방 등 7대 핵심 원칙을 모든 사업의 기준으로 삼아 운영된다. 이는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장기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한 운영 철학이다.
연합 조직은 학계·문화계·정책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김윤태 이사장을 중심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이사진과 실무 조직에 참여하며, 소설가 황석영 작가가 고문단장으로 합류해 연합의 인문학적·문명사적 방향성을 함께 제시한다.
연합 측은 “이번 출범을 계기로 DMZ를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와 생태, 전통이 공존하는 국제적 상징 공간으로 전환하고, 한반도를 유라시아 연대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어가는 장기적 여정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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