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행사" vs "팩트 갖고 얘기하라"…광주교육청 주최 토론회서 학생과 교육감 '설전'

스마트기기 보급 놓고도 불만 쏟아져, 교사들은 기초학력 예산 반토막 '토로'

"내년에 교육감 선거가 있어 보여주기식 행사가 많아진 것 같다"(학생) vs "팩트를 가지고 얘기해 달라"(이정선 광주교육감)

광주시교육청이 산하 시민협치진흥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정선 교육감과 참석 합석이 때 아닌 논쟁을 벌였다.

지난 16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광주교육 100인 100분 토론회'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토론회는 교육 의제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교육구성원들이 함께 광주교육의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참석자들이 미리 지정된 그룹에서 종이판에 질문을 붙이고, 대표자가 손을 들어 질문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1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컨벤션 3홀에서 열린 '2025 광주교육 100인 100분 토론회' 참석자들이 질문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2025.12.16ⓒ프레시안(김보현)

참석자들은 글로벌 리더 세계 한바퀴, 꿈드리미 바우처, 시민협치진흥원 운영,독서 교육 등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2부가 시작되자 첫 사전질문부터 분위기는 뜨거웠다.

'광주교육에 대한 낮은 신뢰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정선 교육감은 "특정 교원단체가 44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긍정 반응이 거의 안 나왔다"면서 "반면 시교육청이 5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교사 93점, 학부모 83점, 학생 82점이 나왔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교육감의 답변에 현장의 한 교사는 "제가 본 교육청 설문은 학교와 교장·교감 평가자료로 활용되는 '학교교육활동' 만족도 조사일 뿐 교육감 직무수행 평가 항목은 아예 없다"며 "내용이 전혀 다른 설문을 비교하며 교원단체의 조사를 폄훼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1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광주교육 100인 100분 토론회'에서 답변하고 있다.2025.12.16ⓒ프레시안(김보현)

가장 치열한 공방은 '스마트기기 보급사업'을 두고 벌어졌다.

참석자들은 "내년도 스마트기기 보급사업 예산 261억 원을 관계회복이나 학교 운영비로 돌려달라", "노트북이 느리고 학생들이 원치 않아 태블릿을 따로 사야 한다", "AI 교과서가 공식 도입되지 않아 보급 명분이 떨어졌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이 교육감은 "생각이 다르다. 제가 있는 동안에는 스마트기기를 보급하겠다"고 못 박았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처럼 광주가 인공지능(AI) 실증도시로 나아가려면 교실 역량부터 키워야 한다"며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1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광주교육 100인 100분 토론회'에서 참석자가 질문하고 있다.2025.12.16ⓒ프레시안(김보현)

토론회 막바지에는 한 학생의 '돌직구' 질문이 행사장을 얼어붙게 했다. 이 학생은 "내년에 교육감 선거가 있어 보여주기식 행사가 많아진 것 같다"며 "행사보다 학생을 위한 예산을 써달라"고 직격했다.

이에 이 교육감은 "근거나 팩트를 가지고 학생도 얘기해 달라. 예산안을 본 적 있나"라고 되물으며 공방이 벌어졌다.

그러자 참석 교사가 "교사들이 예산안을 다 보진 않지만, 기초학력 예산(학습 도움닫기)이 반토막 나 30시간 하던 것이 14시간으로 줄어드는 등 현장에서 직접 느껴진다"고 거들자, 이 교육감은 "예산편성에 대해 언론에 브리핑하는 기회를 갖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날 모아진 의견에는 최근 이 교육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등에 대한 반응도 있었다. 해당 포스트잇에는 '말단 직원들에게 청렴 교육시키지 말고 교육감 본인부터 솔선수범해 달라'고 적혀 있었다.

이 밖에도 '꿈드리미' 바우처의 '카드깡' 악용 문제에 대해 이 교육감은 사과와 함께 방지책 마련을 고심했다 밝히기도 했으며, ADHD 학생 급증에 대한 대책, 글로벌리더 연수프로그램의 성적위주 선발 문제 등 광주교육의 현안에 대한 질의와 응답이 100분 내내 팽팽하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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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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