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장기간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해온 노동자가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시민단체와 유가족이 검찰에 가해 사업주의 구속수사와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와 유가족은 15일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 SK성신대리점 대표가 수년간 노동자를 폭행하고 노동력을 착취한 끝에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이는 명백한 중대 범죄이자 인권유린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와 유가족은 해당 대리점에서 근무하던 고 박성범씨(43)가 최소 수년간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왔으며 이를 견디지 못해 지난 10월 22일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박씨는 주 7일, 하루 14시간에 달하는 근무를 강요받았고, 대표의 요구로 각서 작성까지 했다는 증언도 제기됐다. 금융기록상으로는 올해 1월부터 9월 사이 박씨의 급여통장에서 약 5400만 원이 대리점 대표 명의로 인출된 정황이 확인됐다. 박씨 사망 당시 통장에 남아 있던 잔액은 54원뿐이었다.
시민단체는 "피해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완전히 박탈당한 상태에서 살아왔다"며 "이는 단순한 직장 내 갈등이나 개인 문제로 볼 수 없는 구조적 노동 범죄"라고 강조했다.
수사 과정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유가족 측은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실질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 사이 가해자는 사망 당일 CCTV 영상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이 의심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가족에게 사과나 반성의 뜻을 밝히기보다는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경찰과 검찰의 책임을 묻는 발언도 이어졌다. 단체 측은"피해자가 사망한 뒤에야 수사가 본격화되는 현실은 공권력의 직무유기"라며 "지속적인 폭행 정황과 주변 증언이 있음에도 사전에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을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는 "가해자의 범행은 장기간 반복됐고,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반성 없는 태도를 고려할 때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며"오늘 영장심사 결과는 우리 사회가 노동자의 생명과 존엄을 어떻게 대하는지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목포 SK성신대리점 대표의 즉각적인 구속수사 △고 박성범씨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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