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라더스 인수전에 절친 아들 더해 사위 참전…트럼프 '이해충돌' 우려

WSJ "파라마운트 쪽, 트럼프 행정부에 워너 인수 땐 자회사 CNN 대대적 변화 약속"

미국 대형 미디어 기업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파라마운트 자금 지원을 통해 참여해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된다. 파라마운트는 현재 인수를 두고 넷플릭스와 경쟁 중인데, 최종 승인은 트럼프 행정부 손에 달려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을 보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에 대한 1080억 달러(약 159조 원) 규모 적대적 인수 제안을 던졌다. 지난 5일 워너브라더스 경영진이 이미 넷플릭스와 720억 달러(106조 원) 규모 인수 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이를 뒤집기 위해 더 큰 액수를 불러 주주들에게 직접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파라마운트의 제안은 워너브라더스 주식을 주당 30달러에 사들이겠다는 것으로 주당 27.75달러로 평가되는 넷플릭스 제안보다 금액이 높다. 다만 두 회사가 목표로 하는 워너브라더스 인수 형태가 달라 단순 금액 비교로는 정확한 가치 평가가 어렵다.

파라마운트는 인수 자금 일부를 쿠슈너가 운영하는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아부다비·카타르 국부펀드도 자금을 지원한다.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엘리슨이 트럼프 대통령과 친한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인 데다 사위 쿠슈너까지 자금 조달에 참여하며 이해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미 지배구조 자문회사 밸류엣지어드바이저 넬 미노 의장이 "경영대학원에서 이해충돌에 대한 수업을 한다면 이는 대표 사례(Exhibit A)로 제시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거래에 대한 관여를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관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취재진에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가 승인돼야 하냐는 질문을 받고 넷플릭스가 "매우 큰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고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하면 점유율이 많이 오를 것"이라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건 경제학자들이 말할 문제일 것"이라면서도 "나도 그 결정에 관여할 것"이라고 했다.

<AP> 통신은 연방정부가 독점 관련 우려가 있으면 거래를 중단시킬 권한이 있지만 이는 대체로 법무부 전문가들에게 맡겨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을 선언하며 또 다른 전례를 깼다고 꼬집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과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워너브라더스와 넷플릭스의 계약 체결 발표 뒤 래리 엘리슨이 트럼프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이 거래가 경쟁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CNN 운명은?

이번 합병엔 워너브라더스 자회사인 미 방송사 CNN의 운명도 걸려 있어 언론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넷플릭스 계약 실행 땐 CNN·디스커버리 등 케이블 채널은 인수되지 않고 분리돼 독립할 예정이지만 파라마운트는 CNN까지 포함해 워너브라더스 계열사 전체를 인수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데이비드 엘리슨이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에게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할 경우 CNN에 대대적 변화를 가져올 것임을 약속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신문은 관련해 백악관이 대통령의 사적인 대화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며 논평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파라마운트는 이미 미 CBS 방송을 소유 중이다.

CNN은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CNN을 파라마운트가 인수하는 게 대통령에 유리하다는 믿음이 퍼지며 파라마운트가 넷플릭스보다 규제 승인을 얻기 쉬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한쪽 편에 서 있지 않다고 강조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관련해 취재진에 파라마운트와 넷플릭스 쪽 둘 다 "내 친한 친구는 아니다"라며 "난 그저 옳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슈너가 파라마운트 쪽 거래에 참여한 것 관련해서도 "그에 대해 그(쿠슈너)와 얘기를 나눈 적 없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CBS 관련 파라마운트를 돌연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게시글을 통해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이 CBS 프로그램 <식스티미니츠(60 Minutes)> 인터뷰에서 자신을 비판한 것에 불만을 표시하며 "진짜 문제"는 "식스티미니츠의 새 소유주 파라마운트가 방영을 허용했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파라마운트가 "이전 소유주보다 나을 게 없"고 "인수 뒤 식스티미니츠는 사실 더 나빠졌다!"고 불평했다. 그린 의원은 최근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 공개 주장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AP>는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미 조지타운대 반독점 전문가 존 메이요가 어느 쪽이 인수하든 법무부의 면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고 그곳의 전문가들이 정치적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결정을 내릴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파라마운트 스튜디오 급수탑에 파라마운트 로고가 새겨져 있다. ⓒAFP=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효진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