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도로표지병, 설치 2년도 안돼 고장…안전시설 기초 기능조차 확보못해

예산은 투입됐지만 실효성은 의문…반복 교체는 '예산 낭비'

전북 전주시가 1억 여원을 들여 설치한 도로표지병이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잦은 고장을 일으켜 기능이 정지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주시의회 온혜정 의원은 건설안전국 도로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전주 시내 충경로 보행환경 특화거리에 설치된 매립형 태양광 도로표지병의 잦은 고장 문제를 지적하며, "설치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수의 표지병이 점등되지 않거나 기능이 정지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온 의원에 따르면 해당 표지병은 낮 동안 태양광을 충전해 야간에 점등되는 구조이나, 정상 작동 비율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온 의원은 이에 "충경로는 보행자·운전자 통행량이 많은 주요 간선 구간임에도, 안전시설의 기초 기능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행정 관리 실패"라고 질타했다.

▲예산은 투입됐지만 실효성은 의문… 반복 교체는 '예산 낭비'

전주시는 2022년·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528개의 표지병을 설치했으며, 사업비만 1억1300만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이미 상당수 표지병이 고장난 상태로 방치돼 있고, 이달까지 150여 개 추가 교체가 예정돼 있다.

온혜정 의원은 “고장 원인도 파악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교체만 하는 방식은 근본 해결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예산 낭비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설치 당시부터 유지관리·수명예측·환경적합성에 대한 종합 검토가 부족했던 것이 지금의 문제를 만든 만큼, 행정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LED 가로등 조도 증가 속 표지병 효용 감소… 효과검증 부재 심각

더구나 최근 충경로변 가로등이 LED로 전면 교체되면서 도로 전체 조도가 크게 상승했다. 이로 인해 표지병의 시인성이 낮아지고 효과가 감소했음에도, 이에 대한 설치효과 분석·가시성 검증·사전 검토 절차가 전혀 없었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온혜정 의원은 "도로 환경이 변화했음에도 표지병 설치 목적과 기능이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부재했다”며 “설치 중심 행정에서 벗어나, 설치 이후의 성능·효과를 검증하는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로표지병은 단순 장식물이 아니라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는 장치”라며 “전주시는 이번 문제를 계기로, 관리 부실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술적 검증과 행정적 개선을 병행하는 근본적 대책 마련에 즉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주시의회 온혜정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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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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