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시 개버드 현 미국 국가정보국(DNI)장은 본래 민주당 출신이다.
"내가 스물한 살 때 민주당에 입당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그 당시 민주당이 가장 신뢰할 수 있고 표현의 자유를 열정적으로 수호하는 정당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 전국적으로도 민주당은 비록 어떤 발언이 인기가 없을지라도 표현의 자유와 시민적 자유를 위해 용감하게 싸우는 정당처럼 보였다."
그런데 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하게 되었을까.
"나는 더 이상 권력을 남용하여 국가 안보 기구와 사법 기관을 정치적 반대자를 탄압하는 무기로 삼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며, 우리의 민주주의를 마치 바나나 공화국으로 전락시키는 정당엔 머물 수 없다."
여러 가지 생각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다.
첫째, 미국 민주당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길래 정권을 빼앗기고 말았을까.
둘째, 미국 민주당 출신이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민주당을 비판했다면 한편 변절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 자신만의 논리와 이유가 있을텐데 그 것은 무엇일까.
셋째, 늘 그렇듯 미국의 정치가 한국 정치의 거울이라면 미국의 대통령제, 현재와 같은 극단적인 양당 구도에 대해서도 뭔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넷째, 본질적으로 한국의 민주당은 헌정사적 정통성과 정당성 측면에서 특별한 도덕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데 그 지위는 여전히 완전무결하고, 비판의 여지는 일체 봉쇄되어야 마땅한가.
저자의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1) 미국 민주당은 법을 정치적 도구화하고 있다.
(2) 민주당 엘리트들은 빅브라더처럼 행동중이다.
(3)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거나 약화시키고 있다.
(4) 종교의 자유를 노골적으로 침해하고 있다.
(5) 깨어있는 척 하는 전쟁광 엘리트 집단에 완전히 장악당했다.
(6) 모든 문제를 인종의 틀로 바라본다.
(7) 객관적 진리와 남녀 간 생물학적 차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감옥이 학교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자유보다 소중한 게 그 무엇이 있겠는가. <민주당을 떠나며>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옥중 번역'했다.
트럼프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저자의 논리와 비판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 문장만큼은 전적으로 채용한다.
"일단 권력에 굶주린 정치인과 관료에게 자유를 넘겨주면, 그것을 되찾기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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