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로 유출된 지 61년 만에 진주 '독성도'가 오스트리아 경매를 거쳐 국내로 돌아왔다.
대한불교 조계종과 제12교구 진주 호국사는 21일 대웅전에서 조계종 문화부장 승원스님과 호국사 주지 학암스님·조규일 진주시장과 신도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수성보 '독성도'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공개된 '독성도'는 지난 9월11일 오스트리아 경매에서 낙찰받아 지난 10월22일 호국사로 이운을 완료하고 21일 공개행사를 가졌다.
조계종은 지난 8월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으로부터 제공받은 국외 한국문화유산 경매 모니터링 자료를 통해 '독성도' 1점을 발견했다.
화기 하단이 잘려 봉안 사찰을 알 수 없었으나 '진주(晉州)', '대법당(大法堂)', '진주성(晉州城)' 등의 글자가 확인됐다. 이에 종단은 진주성안에 위치한 호국사와 관련이 깊을 것으로 추정돼 호국사와 협의 후 경매에 응찰했다.
진주 독성도는 초대 주한 프랑스대사(1959~1969)를 지냈던 로제 샹바르의 소장품이었다. 로제 샹바르는 고고학자이자 언어학자 출신으로 한국에서 10년 동안 근무하며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샹바르는 한국 문화 특히 불교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이 독성도를 수집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에 환수한 독성도는 소나무 아래 불자를 쥐고 앉아 있는 나반존자가 그려져 있다. 화기가 온전하지 않지만 금어는 성규 스님 혹은 성관 스님·보조화승은 행전 스님으로 판단되며 증명은 활해삼소 스님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들 성규·성관·행전 스님은 활해삼소 스님을 증사로 모시고 해인사 대적광전 '124위 신중도'(1862)와 해인사 법보전 '비로자나불도'(1873)를 제작했다. 따라서 1860년에 조성된 독성도 역시 해인사를 기반으로 진주 등 경남 일대에서 영향력이 컸던 고승 활해삼소를 모시고 성규 혹은 성관 스님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독성도는 현재 국내에 약 300여 점이 전해지고 있다. 1812년에 제작된 영주 안양원의 독성도가 전하지만 20세기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진주 독성도는 1860년에 조성된 손에 꼽을 수 있는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해인사에서 활동한 스님들의 넓은 활약상을 파악할 수 있으며 진주성과 진주 호국사와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시도지정 문화유산급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호국사는 고려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성 안에 있는 절'이라는 의미에서 '내성사(內城寺)'라고 불렸다.
총무원 문화부장 성원스님은 독성도 환수와 관련해 "도난 성보에 대한 종단적 관심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갈 것이다"며 "도난 과 유출 성보들이 환지본처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호국사 주지 학암 스님은 "해외를 떠돌던 성보를 환수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호국사에 여법하게 모실 것이다"며 "환수한 '독성도'를 여법하게 모시기 위해 2026년 1월부터 천일기도를 봉행해 사부대중이 함께 정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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