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가 한국을 방문했다.
"팔란티어의 기술과 AI를 도입하면 한국 기업들도 중국과 경쟁할 수 있을까"
"당신은 경쟁에 매우 집착하고 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은 매우 미국적 방식이다. 조금 아시아적 방식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국적인 것이 정말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서구에서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모두가 유럽인이 되려고 하는 것이다. 그냥 독일인은 독일인, 프랑스인은 프랑스인으로 남는 게 어떨까. 그런 특수성에 가치가 있다." (조선일보 10월 14일자)
질문에서 이미 민낯을 드러냈지만 알렉스가 특유의 논리로 설교했다.
알렉스 카프와 니콜라스 자미스카의 책 이름은 <기술공화국 선언>. 이들은 "미국은 건국 이래 줄곧 기술 공화국이었다."고 말한다.
사실상 결론은 "첨단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선 지금, 이 시대는 미국의 지정학적 경쟁자들에게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지위에 도전할 강력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기술 산업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던 전통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혁신을 추구하는 정신과 국가적 목표의 결합, 그 조합만이 우리의 복지를 증진할 뿐 아니라 민주주의 프로젝트 자체의 정당성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피터 틸 등과 공동 창업한 팔란티어는 9·11테러 이후 미국 국방과 정보기관을 지원하는 활동을 시작하면서 설립됐다. 특히 오사마 빈 라덴의 암살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이 팔란티어의 방산용 서비스인 '고담'이었다. 전기 소비량과 쓰레기 처리량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빈 라덴 일당이 숨어 있던 집을 정확하게 특정했던 것.
지금 미국은 모든 면에서 변곡점에 서 있다. 한편에는 강렬한 문제의식으로 시대정신을 탐구하고, 새로운 애국주의로 무장하며, 트럼프 이후를 꿈꾸는 사상가들이 있다. '테크폴리틱스'다.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미국 부통령 1984년생 J.D. 밴스가 그들이다.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은 이들 네 사람을 저자의 독자적 시각으로 적절하게 요약했다.
"틸이 작전을 짜고(Planning), 머스크가 제작을 하고(Engineering), 카프가 운영을 한다면(Programming), J.D. 밴스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린다."
트럼프가 사라지면 예전의 미국으로 돌아 올 수 있을까 시진핑의 시대가 끝나면 다시 온순한 중국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까 시대를 직시하고 사상의 흐름을 비교하며 우리만의 비전을 추구해야 한다.
이병한 선생의 책은 매일신문 노헌영 대표의 선물이었다.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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