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의 배경이 된 부산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와 신20세기파가 지금까지 세력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 4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흉기를 휘두르거나 범행을 주도한 19명은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부산 도심에서 흉기를 동원해 상대 조직원에게 보복 폭행을 반복적으로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칠성파 조직원들은 지난해 11월 부산의 한 노래방에서 대립관계에 있는 신20세기파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동네 후배 A 씨를 집단 폭행했다. A 씨는 코뼈 등이 골절돼 4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에 신20세기파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3회에 걸쳐 칠성파 조직원을 향한 보복에 나섰다. 이들은 회칼을 휘두르며 위협하거나 집단으로 폭행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칠성파 조직원 B 씨는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다.
다시 보복에 나선 칠성파는 올해 4월 부산의 한 아파트 앞에서 집을 나서는 상대 조직원의 얼굴을 소화기로 폭행하고 다리 등을 흉기로 여러 번 찔렀다. 범행을 저지른 칠성파 조직원은 지하철과 택시를 3번 갈아타는 등 용의주도한 도피 계획을 세우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도피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는 조직의 조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20세기파는 즉시 조직원 17명을 비상소집했다. 이들은 흉기를 소지한 채 여러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칠성파 조직원을 찾아다녔다. 이 사건으로 올해 4월 칠성파 조직원 1명이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았다. 8월에는 다른 조직원이 깨진 소주병으로 얼굴을 찔려 신경 손상을 입었다.
조직 간 보복이 시작된 직후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검찰청, 교정청과 협업을 통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수감 중이던 조직원 8명이 범행을 지시·공모한 점이 확인됐다. 범행을 저지른 조직원 2명은 해외로 도피한 사실이 확인돼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다.
검거된 이들은 대부분 20~30대였으며 이들 중에는 10대도 1명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친구나 지인의 권유로 조직에 발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칠성파의 경우 8명이 기존 경찰 관리 대상에 없던 신규 조직원이고 신20세기파는 21명이 신규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부산 최대의 폭력조직인 칠성파와 신20세기파는 1990년초부터 최근까지 지속해서 세력다툼을 벌이고 있다. 1993년 칠성파의 간부가 후배 조직원을 동원해 신20세기파 조직원을 살해한 사건은 영화 <친구>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5월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진 이후 한동안 소강 상태에 있던 두 조직은 최근 다시 세를 키워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폭력조직원들 대부분은 신규 조직원으로 이들을 관리 대상 조직원으로 신규 편입하고 관리할 것"이라며 "지역의 안정을 저해하고 시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조직폭력배들의 범죄는 행위자는 물론 공모·지시한 배후 세력까지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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