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교사들도 정치기본권을 가질 수 있을까?

스웨덴 교사 신분 국회의원인 올레토렐 의원의 특강이 있다고하니 설레였다. 그래서 예정되어있던 강의를 취소하고 올레토렐 의원의 관련 기사를 검색하며 공부하였다.

10월 28일, 올레토렐 의원을 드디어 교사노조연맹 사무실에서 만났다. 영어교육학 박사를 수료했기 때문에 외국어로 영어를 쓰고 있는 올레토렐 의원의 영어를 이해할 수 있었다.

두 명의 통역사가 통역 박스에 들어가서 통역하는 모습이 생소하고 멋있어 보였다. 영어에 몰입했던 시기에 통역사를 꿈꾸기도 했었기 때문에 통역사들이 통역 박스에 있는 거 자체가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올레토렐 의원의 첫 인상은 중학교 국어교과서의 ‘이해의 선물’에 나오는 ‘위그든’씨가 떠올랐다. 사탕값을 돈 대신 버찌씨를 내는 소년의 마음을 이해해 준 위그든씨처럼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서유럽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의 사람의 표상을 보는듯 하였다.

올레토렐 의원은 현재 스웨덴의 5선 의원이

고 현재 야당인 사회민주당 소속이며 스웨덴어 교사로 약 20년간 재직했다.

높은 신뢰 수준의 스웨덴의 사회 분위기

스웨덴은 평화로운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노동시장과 노조가 강력하다. 평등사회이고 성평등, 무차별, 여성학대가 없고 높은 수준의 신뢰 사회를 구축하고 공적 보험 시스템이 잘 되어있으며 투표율은 98%이다.

올레토렐 의원이 스웨덴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높은 수준의 신뢰 사회’라는 점이다.

스웨덴은 1852년 이후 무상교육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내국인에게 대학도 무상교육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외국인은 학비를 내야한다.

▲스웨텐 교사 출신으로 5선국회의원인 올레토렐 의원과 필자.ⓒ

스웨덴 학교는 평등적 접근으로 봐야하고 강한 복지 우선 순위이며 평생교육을 강조하고 있고 비경쟁적이며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스웨덴 교육의 핵심 역량은 ‘창의성, 비판적 사고, 팀워크’이다. 스웨덴이 평등하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여성 노동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여성 노동자가 노동 시장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의 여성 고용률은 높아졌지만 남성 노동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현실이 존재한다.

스웨덴에서 학교와 교사의 역할

스웨덴에서는 교사 전문성에 대한 믿음이 있다.

이 부분이 대한민국 교사와 다른 점이다. 대한민국 교사의 전문성은 전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인천학산초 특수교사는 교원단체, 유족, 교육청으로 꾸려진 진상조사단에 의해 작성된 보고서에 의해 ‘행정업무과다’를 증명하여 순직으로 인정되었다.

학생교육인 교육과정 연구, 수업 준비, 평가 피드백이 아닌 ‘행정업무과다’로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은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낮은 사회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스웨덴 교원노조의 가입률은 약 90%에 육박할 정도로 강한 노조 조직률을 가지고 있지만 대한민국 교원노조의 가입률은 약 40%에 불과하다.

그리고 스웨덴의 교사는 교육정책 형성의 파트너이지만 우리나라 교사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정책을 설계하면 따라가야하는 수동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스웨덴의 교사는 약 2개월 가량의 여름방학과 크리스마스 휴가가 있기 때문에 주당 45시간의 노동을 하며 교원노조가 정치적으로 매우 강해 보험, 근로조건, 교육정책 아젠다에 대한 압력을 강력히 행사한다.

우리나라 교원단체는 정치기본권이 없기 때문에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전혀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교사에게 민주주의가 필요한가?

교사는 시민을 형성하는 집단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사는 정치기본권이 없기 때문에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제한받고 있다.

교사가 온전한 정치기본권이 있는 민주주의를 맛봐야 시민으로서 필요한 ‘신뢰, 공감, 비판적 사고’를 갖출 수 있고 민주주의는 학교에서 시작한다.

우리나라 교사는 정치기본권 제한으로 학교에서 참다운 민주주의를 가르칠 수 없는 것이다.

시민으로서의 교사와 스웨덴 교사의 정치 참여

스웨덴의 교사는 정치적 권리가 충분하고 학교 수업 후에 정치에 참여할 수 있으면 학급에서는 객관적이지만 학교 밖에서는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있다.

올레토렐 의원도 교사를 하면서 학교 밖에서는 지역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정치에 참여하였다.

우리나라 교사가 기독교인이지만 학급의 학생들에게 기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듯이 교사가 특정 정당에 가입했더라도 학생들을 그 정당에 가입하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스웨덴 교사는 교사 신분을 유지한 채 국회의원이 될 수 있고 교사가 국가의 정책을 만들 수 있으며 지역 학교 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으며 선동보다는 담화를 지향하며 강한 교원노조가 있으며 교원노조는 교사의 집단 임금 합의를 이끈다.

대한민국 교사는 교사를 사직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할 수 있으며 국가의 정책 제안자가 될 수 없으며 교원노조가 약하고 공무원보수위원회의 위원으로 교사가 참여할 수 없는 상태이다.

학급에서 정당 캠페인을 하지 않고 모든 학생들의 관점을 존중하고 사적 역할과 전문적 역할을 분리하는 객관성이 핵심이고 스웨덴 사회에서는 최근 극단주우의와 잘못된 정보, 신뢰 지수의 하락, 정치적 참여에 대한 낮은 관심, 분리와 불평등이라는 어려운 점이 있다.

한국과 스웨덴은 서로 무엇을 배울까?

한국의 헌신은 스웨덴에게 영감을 주고 있고 스웨덴의 신뢰 모델은 대한민국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서로 다른 경로이지만 ‘강한 민주주의’라는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교사가 정치기본권을 갖기 위해서는 ‘저신뢰 사회’에서 ‘고신뢰 사회’가 되고 교사의 전문성을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렐토렐 의원은 ‘교사의 정치기본권’은 인권의 문제라고 강조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의 찬성과 반대 여론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정재석은 2020년 3월 21일부터 현재까지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이고 2021년에는 교사노조연맹 부대변인과 정책연구국장을 역임하였다. 전주교대에서 초등교육학을 전공하였고 전주교대 교육대학원에서 초등교육방법 석사, 전북대 대학원에서 영어교육학 박사를 수료하였다. 2022년 제19대 전라북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 2023~2024년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2025년 현재 국가교육위원회 국민의견 수렴·조정 전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5년 광주지방고용노동청장 표창, 2024년 전북특별자치도 도지사 표창, 2023년 전라북도교육청 교육감 표창, 2014년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상하였으며 2022년 ‘교육을 가로막는 벽’과 2020년 ‘극한직업, 선생님을 부탁해’를 공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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