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서도 "10.15부동산대책, 단기 효과 불과…집값 상승세 안 꺾일 것"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으나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6일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제3차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 단기적 효과 유효' 보고서에서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은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률, 거래량, 가계부채 증가율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김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수도권 집값은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10.15 대책에 세제 개편안이 빠졌다는 게 전망의 근거였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이재명 정부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역풍을 우려해 세제 개편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서울의 경우 인허가 감소 등의 요인으로 인해 주택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수도권 지역의 빠른 고령화도 수도권 주택 투자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김 이코노미스트는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불확실성이 계속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당초 예상한 11월보다 더 늦은 내년 1분기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전날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구 전역과 한강 이남의 경기도 12곳 등 총 27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부동산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또 대출 규제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이들 규제지역의 시가 15억 초과∼25억 미만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그간 대출 규제에서 제외됐던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된다.

세제 대책이 빠져 10.15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으리라는 진단은 시민단체로부터도 나왔다.

참여연대는 15일 논평에서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억제할 부동산 세제 강화 방안이 빠졌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1주택자 전세대출 DSR 적용, 15억 원 초과 주택부터 대출 축소 등 여전히 좁은 범위의 핀셋 규제와 특정 지역 규제에 머물러 있어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투기 규제를 위한 부동산 세제 강화를 회피한 채, 규제 지역 확대나 핀셋 대출 규제와 사후적 관리·감독 강화에만 의존하는 처방은 역대 정권의 사례에서 보듯 장기적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땜질식 핀셋규제는 오히려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 뿐만 아니라 역풍을 일으켜 개혁 동력을 상실하게 만들 뿐"이라며 "이번 대책은 집값 상승에 대한 원인규명도 없이 단편적인 규제강화 내용만 담고 있어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한 15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을 찾은 시민이 창구에서 상담 받고 있다. 내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의 시가 15억 초과∼25억원 미만 주택은 주담대 한도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그간 대출 규제에서 제외돼온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반영된다.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내는 스트레스 금리의 하한이 현재 1.5%에서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에는 3%로 상향 조정되고,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 상향 조치를 시행하는 시기도 앞당겨진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대희

독자 여러분의 제보는 소중합니다. eday@pressian.com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