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가 12일 '광주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의 막을 내렸다. 76개국 731명(선수 501명 포함)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결승전을 끝으로 8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민주·인권·평화 도시'의 상징인 5·18민주광장에서 치러진 결승전은 대회 전체를 압도한 장면이었다. 무등산과 전일빌딩245, 5·18 시계탑과 분수대가 자연스럽게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광주는 세계 74개국 시청자들에게 '광주는 민주주의와 평화의 도시'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광주시는 '2025 광주방문의 해'를 맞아 결승 경기장에 홍보관을 설치, 관광·역사·문화 콘텐츠를 동시에 선보였다. XR 양궁게임, 오매관광 지도 배포, 5·18민주광장 전시 등은 외국 선수단과 관람객의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
리투아니아, 헝가리, 에콰도르, 이집트 선수단이 참여한 '호스트 시티 투어'는 담양과 광주 일대를 누비며 지역 고유의 미식과 문화를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 동시에 'G-페스타', '호남관광문화주간', '광주 미식주간' 등 지역 축제와 연계돼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됐다.
개·폐회식이 없는 대회의 특성을 고려해 '오프닝 쇼, 활의 나라'라는 전야제가 열렸고, 고싸움놀이와 케이팝, 태권도 공연이 시민들의 열띤 호응 속에 진행됐다. 대회 현장에는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 3200여 명의 시민 서포터즈가 함께했다. 폭우와 폭염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안내, 환경정비, 통역 등 묵묵히 뛴 시민의 힘이 대회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장애인 휠체어 관람석 설치, 양궁 꿈나무 초청 등 배려와 포용도 눈에 띄었다. 광주중앙초등학교 학생들이 현장 발권을 통해 경기를 관람하며 "평소 보기 힘든 국제 경기를 직접 응원해 즐거웠다"는 소감을 남긴 것도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경기장 곳곳에 마련된 체험형 부스와 후원 기업들의 쉼터, 5·18유족회 공예품 전시 등이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대회 마스코트 '에피(E-pea)' 굿즈는 해외 선수단까지 구매 열풍을 일으켰고, SNS 인증 이벤트는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광주은행, 광주기후에너지진흥원, 광주여대 등이 운영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관람객과 외국인 선수단에게 '광주다운 경험'을 선사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종합순위 1위에 올랐다. 리커브 여자 개인전에서 강채영이 금메달, 안산이 동메달을 차지했고, 남자 단체전(김우진·김제덕·이우석)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일부에서는 전 종목 석권을 예상했으나, 치열한 승부는 오히려 세계 양궁의 다층적 경쟁 구도를 보여줬다.
이번 대회는 '저개발국가 지원(ODA)'과 '친환경 운영'이라는 두 가지 축을 대회유산으로 남겼다. 장비 지원과 기술 전수, 선수 초청 등은 국제스포츠 연대를 강화했고, 다회용 컵과 텀블러 세척기, 친환경 체험 부스 운영은 탄소중립 스포츠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강기정 시장은 "이번 대회는 140만 시민의 열정과 성원이 빚어낸 성과"라며 "광주는 이제 단순한 개최 도시를 넘어 글로벌 스포츠 플랫폼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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