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딸과 며느리와 사위까지 '헌혈 명문가'…송태규 씨 가족 800회 기록

송태규 씨 2일 400회 헌혈, 아들과 딸도 각각 200회와 140여 회

20여 년 동안 꾸준히 헌혈을 이어온 전북자치도의 한 시민이 400번째 사랑의 헌혈에 나섰다.

가족들도 모두 헌혈에 동참하며 직계만 800회의 헌혈을 하는 등 '헌혈 명문가'로 등극해 주변의 관심을 끌었다.

주인공은 전북자치도혈액원 헌혈홍보위원으로 활동 중인 송태규 씨(63세)로 2일 400번째 헌혈을 마쳤다.

▲송태규 씨의 헌헐 400회를 포함한 가족들은 모두 헌혈에 동참하며 직계만 800회의 헌혈을 하는 등 '헌혈 명문가'로 등극해 주변의 관심을 끌었다. ⓒ전북자치도혈액원

철인3종을 통한 건강관리에 적극 나서온 그는 시를 통한 문화적 메시지로 헌혈의 가치를 널리 전파하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첫 헌혈은 2001년 5월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에 근무하며 제자들과 함께 헌혈대에 올랐을 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고교 2학년 때 체중 미달로 헌혈 미자격자였던 자신을 떠올리며 "늦깎이였지만 내 건강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데 쓰일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작은 실천은 어느새 인생의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되었다.

긴 세월 동안 한 달도 거르지 않은 헌혈은 그에게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되었다.

그의 헌혈 행복 바이러스는 가족들에게도 전파됐다. 아들 호선 씨는 현재 200회 헌혈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딸 하늘 씨도 140여 회를 기록했다.

며느리 모슬아 씨 역시 40회 이상, 사위 나현식 씨도 10여 차례 동참하면서 가족 직계만 합쳐도 800회를 바라보고 있다.

전북자치도혈액원은 "한 가족이 800회에 다가가는 헌혈을 이어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가족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며 나눔을 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헌혈 명문가'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들은 틈틈이 함께 소매를 걷는다.

헌혈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송태규 씨와 아들은 철인3종 경기를 통해 몸을 단련하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철인3종은 수영과 자전거, 달리기를 이어서 하는 고강도 스포츠다.

많은 사람이 도전조차 힘들어 하지만 송 씨 부자는 이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스스로 건강해야 오래도록 헌혈을 이어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송태규 씨는 "헌혈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나눔"이라며 "헌혈은 저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길이라 더 의미가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북자치도혈액원

그래서 헌혈과 운동은 그의 가족에게 서로를 지탱하는 두 기둥이 되고 있다. 건강한 몸에서 나오는 작은 나눔이야말로 생명을 살리는 가장 큰 힘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시인이며 수필가인 송태규 씨는 헌혈을 단순히 실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화적 메시지로 확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전북자치도혈액원 헌혈홍보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헌혈, 정전되는 당신을 밝히는 스위치'라는 시를 발표해 헌혈의 의미를 감성적으로 전달했다.

그의 시에는 "누군가에게는 생명이 꺼져가는 순간, 작은 헌혈이 불빛이 된다"는 깊은 메시지를 담아냈다. 문학적 감수성과 실천이 만나면서 헌혈의 가치는 더 깊게 확산하고 있다.

송태규 씨는 "헌혈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나눔"이라며 "헌혈은 저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길이라 더 의미가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진석 전북자치도혈액원 원장은 "아버지의 헌혈을 시작으로 아들과 딸과 며느리와 사위까지 온 가족이 '생명 나눔의 대장정'에 함께하는 모습은 헌혈 역사에서도 매우 특별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이들의 헌신은 전국적으로 귀감이 되어 헌혈 참여 확산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헌혈은 단순한 봉사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이어주는 '연결의 손길'이자 작은 나눔으로 만들어지는 큰 기적이다.

송태규 씨와 가족은 헌혈이 결국 사랑을 나누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임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