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귀국 직후 '여야 지도부 회동' 再지시…국민의힘, '1대1 영수회담' 요구

강훈식 "미국 대통령도 두 시간이면 오해 푸는데…야당 원하는 주제 논의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새벽 미국·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를 표함한 신임 여야 지도부 회동 추진을 지시했다. 장 대표는 "정식으로 제안받은 게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 사실상 1대1 회동이 아니면 응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야당의 태도를 비판하며 압박에 나섰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공항에 도착한 후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를 포함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24일 한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 간담회에서도 "공식적인 야당의 대표가 법적 절차를 거쳐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 정무수석은 전날 국회에서 축하 인사차 장 대표를 예방하며 "이 대통령께서 기회가 되면 외국에서 회담 끝나고 돌아오는 적절한 날 초대해 같이 정상회담 결과도 말씀드리고 싶다는 초대의 말씀을 전하라고 하셨다"며 이 대통령의 초대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야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여러 가지 야당의 이야기가 잘 수용되는 만남이 진행돼야지, 단순한 만남은 큰 의미가 없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특히 이날 국민의힘 의원연찬회에서는 이 대통령의 재차 자시가 나왔다는 보도에 대해 "형식과 의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서 식사하고, 덕담을 나누는 그런 영수회담이라면 영수회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상 이 대통령과 자신의 1대1 영수회담을 역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정식 제안이 오면 어떤 형식과 의제를 가지고 대담을 할 지 협의한 뒤 회담에 응할지를 결정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은 '정식 제안이 없었다'는 국민의힘 반응에 대해 '전날 정무수석이 정식으로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어제(27일) 정무수석이 가서 말하지 않았나. 공식 제안이라면 문서로 보내야 하나"라고 되물으며 "정무수석은 대통령실을 대표해 정무적인 활동을 하는 분이고, 그 분이 대통령 말씀을 이미 전했다. 더구나 비공개로 한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말했고 의제도 말했다"고 했다.

강 실장은 이어 "전임 정부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는 데 걸렸던 시간에 비하면 지금은 빈도 수가 잦고 내용도 늘 다양하게 말하고 있는 관계"라며 "의제가 안 맞아서 못 만난다고 하거나 형식이 안 좋아서 못 만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국민이 답답한 부분, 정치가 답답한 부분을 함께 해결해주는 마음으로 장 대표가 대통령실의 성의있는 제안을 헤아려달라"고 촉구했다.

강 실장은 또 "야당이 원하는 어떤 주제든 논의할 수 있다"며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야당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고 그 소통을 적극적으로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한미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외교 참사', '빈손 외교'라는 등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 대통령도 2시간이면 오해를 풀고 서로 간 신뢰를 만들어 나가는데 대한민국은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데도 여러 오해가 있는 형편인 것 같다"고 꼬집으며 "'외교안보 문제는 여야가 없다'고 정치권 선배들이 수십년 전부터 말해온 것을 되새겨달라"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취지로 대야 비판에 나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매우 스마트하고 위대한 지도자'라고 이 대통령을 칭찬하고 있고 미국 언론이나 세계 유수 외신도 '성공한 회담'이라고 평가하는데도 불구하고 '외교적 참사' 운운하며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반응을 하는 분들이 있다"고 야당을 겨냥했다.

정 대표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면서 '도로 윤석열당', '도로 내란당'으로 가버린 국민의힘과 우리가 앞으로 험난한 과정을 마주해야 할 것 같다"며 "헌법수호 세력과 헌법파괴 세력, 민주주의 수호 세력과 민주주의 파괴 세력의 전선이 다시금 형성된 것을 직시하고 긴장감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정기국회에서 우리가 정해놓은 타임스케줄에 맞게 따박따박 법 하나하나를 통과시키도록 의원님들께서 총단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일본·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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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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