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가 한러 관계가 악화됐지만 항공편 운항 재개 및 양자 대화 등을 통해 관계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 국제 관계 대학교(MGIMO)에서 계간으로 발행하는 <코리아놀로지>(Koreanology)와 인터뷰를 가진 지노비예프 대사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의 활동을 중단해야 했고, 이로 인해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러 관계가 악화됐다고 짚었다.
그는 "양자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일정한 조치들이 가까운 미래에 취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항공편 운항 재개나, 현재 외교 경로를 통해서만 최소한으로 유지되고 있는 양자 대화의 재개 등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러 관계는 러-우 전쟁과 그에 따른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악화돼 오다가 지난 5월 21일(현지시간) 윤주석 외교부 영사안전국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알렉세이 클리모프(Alexey Klimov) 러시아 외교부 영사국장과 제18차 한러 영사협의회를 개최하면서 관계 회복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회담에서 양측은 △우리 국민들의 러시아 출입국 및 체류 편의 증진 △러시아 내 우리 국민 보호 등 양국 영사 현안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 내에서 "러시아에 대한 정보 환경은 전반적으로 불리한 편이다. 그것이 서방의 주류 언론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양국 국민 간의 상호 호감이 식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에서 8월 15일은 일본 식민 지배로부터 한반도가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광복절이다. 전반적으로 한국 국민들은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이 역사적 시기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특히 1945년 8월에 소련 군인이 한반도 해안에 상륙하여 한국 해방에 직접 참여했다는 사실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이곳에서는 서방의 내러티브가 훨씬 더 큰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제한하지는 않는다"라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및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승리 80주년이라는 다가오는 기념일을 최대한 활용하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80년 전 역사적 사건들과 한반도 해방에 기여한 소련의 역할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당시 악화됐던 한러 관계의 여파는 이재명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당선 이후 주요 국가 정상들과 접촉하며 정상 외교를 이어오고 있는 이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아직 통화를 비롯해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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