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尹 도와준다는 극우 바람 물거품…트럼프 "이재명 당선 축하"에 이어 "한국 정부 들어선 과정 높이 평가"

김정관 산자부 장관 "트럼프, 이재명 굉장히 만나고 싶어해"…소고기 개방 막기 위해 광우병 때 광화문 시위 사진 보여주기도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에 대해 공식 반응이 없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합의와 함께 축하 메시지를 내놨다. 여기에 한국 정부가 들어선 과정에 대해 높은 평가를 했다고 전해지면서, 미국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로 보고 있다는 일부 극우 세력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한국과 관세 합의를 언급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선거 이후 약 두 달 만에 나온 미국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로, 이전 미국 정부와는 매우 다른 행보였다.

앞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 트럼프 1기의 백악관은 직후인 5월 9일(현지시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당선 축하 메시지를 내놨다. 2022년 윤석열 대통령 당선 때에는 선거 다음날인 3월 10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당시 당선인과 20분 간 통화를 하며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

반면 올해 대통령 선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백악관은 공식적인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 6월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대한 논평요청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가 이메일로 "한미 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다.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미국은 중국의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간섭과 영향력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반대한다"라는 입장을 보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부를 껄끄러워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는 모스탄(한국명 단현명) 전 미국 국제형사사법대사(리버티대 교수)가 최근 한국에 입국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관세 협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의 민주적 정통성을 인정하면서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한 이러한 주장은 힘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미대한민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을 굉장히 만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며 "다음주에 만날까 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과정에 대해서도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고기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지 않는 협상 결과를 얻게 된 과정에 대해 "광우병 때, 광화문에 100만 명이 모여 있던 사진을 가져가서 이 이슈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보여줬다"며 "이런 부분이 한국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미 무역협상 타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미 상무부가 한국이 투자한 수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정부는 문명국가에서 그런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미측이 재투자 개념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0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예전 트위터)의 본인 계정에서 "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며 "대한민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이 투자할 수 있도록 3500억 달러를 제공하며, 그 수익의 90%는 미국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은 또한 향후 3년 반 동안 미국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및 기타 에너지 제품 1000억 달러 어치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몇 주 내로 한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공동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트닉 장관은 "한국의 상호 및 자동차 관세율은 15%로 설정된다. 또한 반도체와 제약 분야에서 어떤 국가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철강, 알루미늄, 구리는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으며 기존 조건이 유지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무역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및 무역 정책이 세계 상업 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명확한 인식을 반영한다"며 "미국 국민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더없이 자랑스럽다. 무역과 관세야말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의 의도에 대한 합리적인 추론이 어렵다면서도 "이익이 나는데 돈은 어디서 대고 이익을 90%가 미국이 가져가고(라고) 좀 이해하기 어렵지 않나. 정상적인 문명 국가에서는"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일본과 맺은 관세 타결과 관련해 백악관이 공개한 자료를 인용하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 전례 없는 미일 전략적 무역투자협정 체결"이라는 제목의 팩트시트에서 백악관은 "미국은 이 투자 수익의 90%를 보유하게 되며, 이를 통해 미국 근로자, 납세자, 그리고 지역 사회가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를 두고 정부 내부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면서 "이 말을 저희는 재투자 개념으로 해석했다"며 미국 정부가 사업을 찾고 구매 보증을 하고 자금은 일본이 대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그렇게 해서 이익이 나오면 송금 같은 것으로 (이익분이) 한 번에 빠져나갈 수 있지 않나. 그러지 말고 (그 이익분이) 계속 거기(사업투자처)에 계속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하면 이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그런 경우라면 미국이 좋은 사업을 추천하고 구매 보증을 해주고 이익이 나면 우리 기업들이 계속 거기 머물러서 사업을 하는 것고도 괜찮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우리는 이런 식으로 이해를 했는데 그게 맞느냐고 우리가 (미국에) 물어보는데 명확하게 대답을 안 하고 이걸 이렇게 (비망록에) 적으려고 하면 말이 조금씩 달라지고, 보증하냐고 했더니 그 단어 앞에 약간 부사가 붙고"라면서 미국이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은 이 펀드가 구성 및 작동되면 상무부든 재무부든 담당 부처가 나올 것"이라며 미일 간 합의에서 이행 협의단이 구성되는 것처럼 한미 역시 협의 단계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만들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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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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