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질 악화로 몸살을 앓아온 새만금호에 하루 30% 해수 교환이 가능한 '중력식 해수 교환 공법'이 새 해법으로 떠올랐다.
이성구 군산항발전시민협의회 회장, 이양우 미래오션테크㈜ 박사는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이원택 의원실, 한국해양정책학회 공동 주최로 열린 '새만금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공법을 제안했다.
새만금호는 1991년 방조제 축조 이후 외해와 단절되면서 조석의 영향을 받지 못하는 구조로 변했다. 내부 수위는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그 결과 물의 흐름이 거의 없고 하층에는 유기물이 퇴적돼 심각한 수질 악화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데드존'으로 불리는 수심 EL-4.5m 이하 구간은 용존산소 부족과 조류 과다 번식으로 생태계가 거의 정지된 상태다.
현재 신시·가력 수문을 통한 해수 유입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클 때만 가능해 하루 수십 분에 불과하고 소조기에는 2주 넘게 교환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한계를 안고 있다. 현행 방식으로는 하루 5% 수준의 해수만 교환되며 조력발전을 병행해도 15%를 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회장이 제시한 ‘중력식 해수 교환 공법’은 외해와 새만금호 사이의 조위차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게 하는 방식이다. 방조제 하부에 직경 2m짜리 유통관 180개를 수심 6m 이하 지점에 매설해 조위가 높을 때는 바닷물을 들이고 조위가 낮아지면 내부 물을 자연스럽게 외해로 내보낸다.
설치비용은 TBM(터널보링머신) 공법 기준 약 7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유지비는 펌프나 동력장치 없이 중력만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극히 미미하며 기존 수문 보완이나 조력발전 설비보다 경제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양우 박사는 “새만금호 내부 수위와 외해 조위차를 이용해 해수를 유통시키면 하루 2억6000만㎥ 이상 해수 유입이 가능하고 수위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시뮬레이션 결과 하루 30% 이상의 해수 교환율 달성이 가능하며 유통관의 개수와 직경, 설치 위치를 조정하면 더 높은 교환율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박사는 “지금까지는 수질 개선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내부 준설만 반복했지만 효과는 거의 없었다”며 “더 이상 고여 있는 물을 뒤적이는 방식이 아니라 물이 스스로 흐르도록 하는 물리적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우선 시범구간 설치부터 추진해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해양수산부·환경부·국토부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 컨트롤타워를 구성해야 한다”며 “해수 흐름을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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