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은 절대로 정당화 될 수 없는 시대착오적 결정이라는 생각만큼은 분명했습니다."
최형두 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국회의원은 7일 국민의힘 반성문 릴레이에서 이같이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최 의원은 "돌이켜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으로 우리가 소수당에서 나라를 다시 일으킬 큰 기회가 있었으나, 대통령이 잘하는 외교안보나 개혁에 대해서조차 저는 다수당 기세에 눌려있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또 "국회의사당·상임위회의장·또는 기자회견장에서 제대로 응원의 목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했다"며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엄청난 오산과 오판을 결심하는 동안 여당 의원으로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2월 3일 맞은 계엄은 청천벽력이었다. 저를 비롯해 우리당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 의원은 "지난 11월 야당의 공세가 거칠어지고 정국이 어려워질 때 몇몇 뜻맞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대통령실이나 용산관저를 찾아 옛 선비들의 도끼 상소의 심정으로 시국의 위중함을 대통령이 인식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했으나 결심하지 못했다. 실행하려다가 멈칫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임기 후반부 대통령은 외교안보에 치중하고 국내현안은 국무총리와 국회에 과감하게 맡겨서 국정의 쇄신을 이뤄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용기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12월 3일 그날 밤 마산에서 문상을 마치고 급히 상경해서 시민들의 도움으로 국회 담장을 넘었다"고 하는 최 의원은 "시간이 조금 늦어 저는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그날 밤 국회 담장을 넘지 못한 동료 의원들의 생각도 한결 같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대통령도 계엄 며칠 뒤 그런 발표를 했지만 야당이 수용하지 않았고 우리당은 더 이상의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탄핵의 격랑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거친 탄핵소추와 절차적 정의 문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이 모든 과정은 기록으로 남아있고 저 혼자만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시기에도 저는 국회의원으로서 주어진 책무와 의무, 지지자들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바라볼 용기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어쩌다 비상대책위원이 되어서는 더 큰 책무를 감당해야하는데 개혁과 쇄신은 이루지 못한 채 현안에 끌려다녔다"며 "마침내 단일화라는 막중한 과제에서 절차적 정의를 파괴하는 심각한 오류에 빠졌다"고 밝혔다.
즉 당원투표가 구해주지 않았으면 돌이킬 수 없는 원죄에 빠졌을 것이다는 뜻이다.
최 의원은 "제헌국회때 우리 선배 의원들은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교통수단이 없어서 걸어 다니며 헌법을 만들고 나라를 일으켜 세웠다"면서 "그로부터 78년뒤 국회의원 최형두는 관행과 변명 속에 안주해 왔다. 이제 계엄과 탄핵 그리고 우리당의 대선 패배로 정치는 위기속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제 더이상 안주할 수도 숨을 수도 없다"며 "국회의원 최형두는 단지 국회의원 300명 중 한 명 속에 숨지 않겠다. 수긍할 수 없는 당론에 소신을 저버리지 않겠다.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대세에 순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잘못된 정당정치 관행·선진의회민주주의 국가에는 없는 당대표 제도·국민의 투표를 반영하지 못하는 선거제도·대립과 갈등의 헌법 권력구조까지 고치기 위해 22대 국회의원으로서 모든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두 국회의원은 "제 안위와 또 다른 자리를 탐하는 것과 공천을 걱정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당장 국가의 운명, 미래를 짊어질 선택에 주저하지 않겠다. 국민들과 마산합포 시민들이 부여한 엄중한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헌법기관 국회의원으로서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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