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망친 한반도와 남북관계, 어떻게 재건해야 하나

[프레시안 books] <한반도 리빌딩 전략 2025>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면서 한국의 내부 정세는 일단은 정리되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한반도를 둘러싼 외부 정세는 외교와 통상 모두 불안정성에 휩싸여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됐던 국제질서에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같은 시기에 내부적으로는 민주주의의 회복, 대외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와 활동가, 교육자와 언론인 등이 모여 새 정부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하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 저서를 출간했다.

<한반도 리빌딩 전략 2025>로 이름 붙여진 이 책은 정일영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비롯한 16명의 저자가 각각 대외관계, 남북관계, 남한 내 문제 등을 주제별로 나눠 현재 한반도 안팎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대결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또 화해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담았다.

저자들은 우선 대외 및 대북 정책에서의 절차적 민주성을 복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가 대북, 대외 정책을 독점하며 안보를 정치 도구로 악용하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절차적 민주성 확보는 '한반도 리빌딩'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위해 남북 대치 상황을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 <한반도 리빌딩 전략 2025>, 정일영 외 16명 공저, 선인 펴냄. ⓒ선인

윤 전 대통령이 이러한 구상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남한에 대한 북한의 강경한 태도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의 대상으로 상정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선언이 남북 간 적대감을 높였고, 이는 윤 전 대통령이 북한을 내부 정치적 문제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구실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반도 내 갈등을 낮추고 대화를 시작하려면 남북관계를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끌고 들어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통신마저 모두 단절된 남북 정부 간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의회, 시민사회 등도 교류와 협력에 나서야 한다. 이에 맞춘 제도적 리빌딩은 '한반도 리빌딩'의 과정 속에 구체적인 방법으로 나타나야 한다.

책에서는 '리빌딩'의 세부적인 전략을 외교·안보전략과 대북·통일정책, 남북의 교류협력 분야로 나누고 17개의 정책 과제들을 통해 다뤘다.

첫 번째 세션은 외교와 안보전략을 어떻게 리빌딩할 것인지 제안했다. 먼저 평화를 향해 가는 항해사로서 한국의 글로벌 외교를 모색하고 한국의 핵심 주변국인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 대한 외교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어떻게 평화를 제도화할 것인지 분석하고 신보호무역주의에 맞설 한국의 경제안보 전략을 소개했다.

두 번째 세션은 지속 가능한 대북·통일정책의 리빌딩 방안을 제시했다. 단절된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정권교체를 넘어 정책 이어달리기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시민의 변화하는 대북, 통일 인식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지속 가능한 통일교육 제도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북한인권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창의적인 대안을 마련해봤다. 또 북향민의 남한 사회 정착과 통합 방안을 알아보고 우리 언론의 북한 보도와 관련한 문제점과 대안도 제안했다.

세 번째 세션에는 남북관계의 변화 속에 남북의 교류협력을 어떻게 리빌딩할 것인지에 관한 고민이 담겼다. 먼저 단절된 남북관계 속에 인도개발협력을 통한 상호 발전과 화해를 모색하고 중단된 남북경제협력을 구상했다.

또한 남북 당국의 협력을 보완하기 위한 지역협력 방안을 알아보고 접경지역에서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기후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의 협력을 제안했다.

한반도를 다시 만든다는 '리빌딩'이 이 책 한 권으로 완성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전후 80년을 맞이한 지금, 이전 80년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앞으로 80년은 고사하고 8년을 제대로 버티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한반도 평화 존속을 위해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때다. <한반도 리빌딩 전략 2025>가 이를 위한 준비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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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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