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12.3 비상계엄에 "생각 다른 사람 절멸시키려는 야만과 광기의 전형"

"나라 이 지경이니 책 읽을 기분 나지 않아"…4.3 앞두고 "제대로 알고 기억하는 일 멈춰서는 안된다"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조속한 탄핵 심판 결정을 촉구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광기와 야만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30일 문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본인 계정에서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 라는 책을 추천하며 "나라가 이 지경이니 책 읽을 기분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4·3을 제대로 알고 기억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청산되지 않은 역사는 대물림 되기 마련"이라며 "이번 계엄 내란이 적나라하게 보여준, 군사력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절멸시키려는 광기와 야만의 원형을 제주 4·3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책을 집필한 허호준 저자에 대해 "제주 출신 기자이며 4·3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바"있다며 "7년 간의 취재와 생존희생자, 유족, 목격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국제적 냉전체제와 남북분단의 산물인 4·3의 시대적 배경과 성격부터, 발생원인과 전개, 미군정의 역할, 학살의 책임자들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등을 다뤘다고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특히 가장 크게 고통받아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 제주 전역과 올레길에 남아있는 비극의 흔적들,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특별재심과 개별보상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4·3의 진실들을 기획기사를 쓰듯이 정리했다"며 "제주 4·3을 제대로 알려면 안성맞춤인 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책 제목의 일부인 '19470301-19540921'에 대해 "제주 4·3이 시작된 날과 끝난 날이다. 무려 7년 동안 지속된 비극의 역사였음을 보여주는 제목"이라며 "저자가 말하듯이 제주 전역과 올레길 곳곳에 4·3의 흔적들이 남아있으나, 길을 걷는 이들의 눈에 4·3은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제주를 오갈 때 여전히 남아있는 그 흔적들을 잠시라도 떠올려준다면 4·3의 희생자들과 제주도민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26일 "헌재의 조속한 탄핵 결정을 촉구한다"며 "밤을 새서라도 평의와 결정문 작성을 서둘러서, 탄핵의 선고가 이번 주를 넘기지 않도록 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한 바 있다.

▲ 지난해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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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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