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섭외에만 수천만원 '펑펑'…정체성 잃어가는 지역축제

박정규 전북자치도의원 "지역전통문화 살리지 못하는 축제" 우려

▲지역축제가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유명 트로트 가수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프레시안


지역축제가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유명 트로트 가수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열린 전북도의회 제417회 임시회에서 박정규 의원(문화안전소방위)은 "지역축제는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전파하고, 지역 주민의 주체적인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현재 유명 연예인 중심의 축제 운영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전북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개최되는 축제들은 트로트 가수 위주의 공연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축제의 본래 취지가 관광객 유치와 경제 활성화에 지나치게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지역 주민은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점점 줄어들고, 매년 똑같은 트로트 공연만 반복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도내 일부 지역 축제에서는 한 명의 유명 트로트 가수를 섭외하는 데 수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반면, 정작 지역 예술인들에게 돌아가는 기회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지역 예술인들은 의욕을 잃고, 지역 문화의 지속 가능성도 위협받고 있다.

한 지역 예술인은 "지역 축제에서 지역 예술인들에게 기회를 주기는커녕, 대형 가수들의 공연으로만 채우면서 지역 문화 발전은 뒷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명 트로트 가수의 공연이 많은 관람객을 불러 모으는 효과가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지역 축제의 핵심은 지역 문화의 보존과 발전, 그리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있다. 외부 유명 가수에 의존한 축제 운영이 계속된다면,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은 점점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러한 현상은 지역 출신 예술인들의 설 자리를 좁히고 있다. 지역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지역 예술가들이 무대에 오를 기회는 극히 제한적이다.

한 문화예술인은 "우리는 지역 축제에서조차 설 무대가 없다. 지역 축제라고 하면 지역 예술인과 주민들이 중심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그냥 연예인 공연장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도에서는 "트로트 가수뿐만 아니라 젊은 층이 선호하는 대중 가수와 지역 문화예술인의 공연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축제 운영 방식이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지역 축제가 본래 목적을 되찾고 지역 문화의 가치를 살리려면, 유명 가수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문화예술인과 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양승수

전북취재본부 양승수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