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트럼프 2기 정부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장관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함께 지난 13~18일 미국 성인 26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1%) 결과를 공개했는데, 응답자의 53%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지한다는 응답은 45%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첫 한 달동안 실시했던 업무에 대해 지지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3%는 지지한다, 48%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강력히 반대한다는 응답이 37%로, 강력히 지지한다는 응답 27%에 비해 10% 포인트 높았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경제 분야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5%,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3%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0명 중 9명은 현재 식료품 가격에 대해 불만을 표했고 4명 중 3명은 가스와 에너지 가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생산품에 대해 관세를 높이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응답자의 60%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은 캐나다와 멕시코뿐만 아니라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높이는 것이 상품 가격 인상의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관세가 미국 근로자와 제조업체에 피해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도 54%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60%의 응답자는 미국이 저소득 국가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대외 원조 기구 '국제개발처'(USAID)의 폐쇄를 반대했다. 또 약 60%의 응답자는 연방 정부 직원에 대한 대량 해고 또는 장기 근무한 직원의 쉬운 해고 등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는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도 연결됐는데 49%의 응답자들은 머스크의 업무 처리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머스크의 정부 재편이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4%에 불과했다. 또 63%의 응답자들은 머스크가 민감한 개인 정보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의사당을 공격해 유죄판결을 받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사면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대해 80% 가까운 응답자가 사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55%의 응답자는 비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사면도 반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중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인 흐름이 보였다. 응답자의 51%는 미국 내 약 1100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민법만을 위반한 이민자, 10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이민자, 어린 시절에 미국에 도착한 이민자 또는 미국 시민인 자녀의 부모를 추방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더 높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번 지지율은 지난 2021년 1월 퇴임했을 때의 38%에 비해 높아진 수치라고 전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다른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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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송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지난 13~17일 미국 성인 1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1%)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7%,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2%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 응답은 이 기관에서 이번까지 실시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CNN의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많이 나왔다. 응답자의 55%는 트럼프가 국가의 가장 중요한 문제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응답자의 62%는 그가 물가를 낮추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정책을 구현하는 데 대한 비판적인 인식도 높아졌다. 응답자의 52%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과 행정부의 권한을 과도하게 사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정부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기관을 폐쇄하는 등의 조치가 너무 지나쳤다는 응답이 48%, 적절했다는 응답은 32%로 집계됐다.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이 그곳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응답자의 58%가 반대했는데,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27%도 이같은 의견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 대해 비관적이거나 두렵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54%로 나타나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46%) 보다 8% 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같은 조사에서 낙관적이라는 응답이 52%, 비관적이라는 응답이 48%로 나타난 것과 반대 양상이 나온 셈이다.
다만 이민 정책에 대해서는 CNN 조사에서도 긍정적 응답이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이 지나쳤다는 응답은 45%였는데, 39%는 트럼프의 접근이 적절하다고 답했으며 16%는 더욱 강력한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없애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응답자의 42%는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37%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DEI정책 폐기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49%로, 찬성한다는 응답 46%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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