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거짓말…중국이 파나마 운하 운영한다? 미 언론 "파나마 정부가 운영"

유럽연합, 미국산 거의 수입 안한다는 주장도…알고 보니 2023년 900조 넘게 수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파나마 운하의 통제권을 확보하겠다면서 중국을 끌어들였는데, 현재 중국은 파나마 운하를 통제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거짓말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20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수도 워싱턴 D.C 의회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은 파나마 운하 건설 프로젝트에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을 투입했고 이 건설로 3만 8000명이 사망했다"며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이 아닌 파나마에 줬다. 그래서 이걸 되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파나마 운하 건설이) 당시 미국이 수행한 가장 큰 공공사업 프로젝트였다는 점에서는 맞다. 하지만 사망자 3만 8000명은 과장된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추정치는 6000명 미만이며, 주로 부상과 질병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운하는 파나마 정부 기관이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중국이 통제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틀렸다"며 "수십 년 동안 홍콩에 본사를 둔 'CK Hutchison Holdings'의 자회사가 운하 입구에 있는 두 개의 항구를 관리해 왔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 역시 "파나마 운하는 11명의 이사회가 관리하는 자치 정부 기관인 파나마 운하 관리국에서 관리한다"며 "항구와 운하에 대한 최종 권한은 파나마 정부의 일부인 파나마 운하 관리국에서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방송 CNN도 "운하의 항구 운영을 어떤 회사에 수주할지는 파나마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운하 입구 외에) 다른 운하의 항구는 중국이 아닌 회사가 운영한다. 여기에는 미국과 파나마의 합작 투자로 운영하는 회사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관련해서도 거짓된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에게 본인의 첫 번째 임기 동안 중국에 관세를 부과해 "수천억 달러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NN은 "거짓 주장을 반복했다"며 "관세를 내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 수입업체이며,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이 트럼프의 중국 관세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주로 중국의 생산업체가 아닌 미국의 수입업체가 이를 부담하고, 이 비용이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적이 없다면서 "내가 등장하기 전까지 중국은 (관세를) 10센트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방송은 "미국은 1789년부터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다"며 미국 정부가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로 매년 수십억 달러의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D.C.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무역에 대해서도 잘못된 정보를 말했는데, 그는 집무실에서 EU가 미국으로부터 농산물, 자동차를 비롯해 "거의 모든 것"을 "수입"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NN은 "EU에는 미국 기업이 제품을 수출하기 어렵게 만드는 무역 장벽이 확실히 있지만, '거의 모든 것'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언하는 것은 엄청난 과장"이라며 "미국은 2023년 EU에 6390억 달러(한화 약 921조 원) 이상의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했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미국 정부는 EU가 2023년 회계연도에 123억 달러 상당의 미국 농산물 수출품을 구매했으며,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에 이어 미국 농산물 및 관련 제품의 4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 되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방송은 자동차 산업 역시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의 2023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미국 자동차 수출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2022년에 27만 1476대의 미국 차량을 수입했으며, 그 가치는 약 90억 유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오늘 취한 조치로 우리는 '그린 뉴딜'을 종식시키고 전기 자동차 의무화를 철회하여 자동차 산업을 살리고 위대한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한 신성한 서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발언에도 오류가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전 대통령)은 그린 뉴딜(결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았고, 전기 자동차 구매를 의무화하지도 않았다. 대신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EV 시장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 자동차에 대한 인센티브를 장려했다. 이는 의무화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제조업 고용은 (지난해) 7월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고용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미시간에서 자동차 제조업 일자리를 가진 사람의 수는 2007년 대공황 이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포함된 경제 협의체 브릭스(BRICS)에 스페인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현재 브릭스 회원국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기자에게 "스페인은 브릭스 국가다. 브릭스가 무엇인지 알고 있나"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브릭스의 창립국가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이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추가로 가입했고 지난해 1월 1일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등이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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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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