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에 동체착륙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제조사인 미 보잉사의 주가가 장중 6%까지 하락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보잉 제작 비행기 사고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30일(이하 현지시간) "보잉 주가는 한국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후 첫 개장일인 30일에 6%까지 하락했다"고 전했다. 장중 낙폭을 줄인 보잉 주가는 전일 대비 2.3% 내린 176.55 달러로 마감됐다.
매체는 "이번 (제주항공) 비행기 추락 사고는 2018, 2019년에 발생한 737-MAX 비행기의 연이은 추락 사고, 2024년 1월 비행 중 도어 플러그 폭발, CEO들의 '회전문 인사' 등이 있었던 보잉에 또 다른 타격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주항공 사고의 경우 기체 결함, 조류 충돌 등 원인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보잉의 추후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매체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조지 퍼거슨이 29일 "제주항공의 HL8088(사고 비행기 등록기호)은 15년 넘게 운항해 왔고 종합 검사와 착륙 장치 교체를 거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한국 당국과 미 연방항공청(FAA),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추락 사고를 조사함에 따라 보잉 투자자들은 비행기 오작동이 추락의 원인이었는지, 아니면 조류 충돌과 같은 외부 요인이 있었는지 궁금해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전 보잉 비행기 문제를 떠올리며 주식을 매도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보잉 주가가 올해 들어 34% 하락했는데, 이는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500개의 기업 지수를 의미하는 S&P 500 지수가 20% 이상 상승한 것에 비하면 뒤떨어지는 실적을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보잉의 여러 기종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연초인 1월 5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의 보잉 737 MAX(맥스) 9 기종이 그 시작이었는데, 당시 5000m 상공에서 창문과 벽 일부가 뜯겨 나가면서 비상착륙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착륙 전까지 문이 열린 채로 비행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후 2월 6일 NTSB가 조사해서 발표한 예비 보고서에서 나사 4개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5월 8일에는 화물 특송업체인 페덱스 익스프레스가 운영하는 화물기 보잉 767의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으면서 이스탄불 공항에서 동체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비행기가 화물기고 착륙 직후 조종사들은 창문으로 탈출하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음날인 5월 9일에는 아프리카 세네갈 수도인 다카르 공항에서 에어세네갈의 임차 비행기 보잉737-38J가 이륙 중에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 9명, 승무원 1명 등 10명이 부상을 당했는데, 현지에서는 유압 시스템에서 기술적 문제가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5월 15일에는 인도네시아 가루다 항공 GA1105편인 보잉 747-400 비행기가 이륙 직후 엔진에서 불이 붙어 비상착륙하는 사고도 있었다. 당시 항공사는 성명을 통해 이륙 직후에 기장이 엔진에 불이 붙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 사례로 12월 29일 노르웨이에서 KLM 항공의 보잉 737-800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항공기 왼쪽 엔진에서 연기가 발생했다면서 잠재적인 원인으로 유압장치 고장과 엔진 연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비행기는 제주항공의 비행기와 동일한 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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