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용역 대형 업체 싹쓸이?... 제주지역 업체 '삼고초려'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용역에서 제주지역 업체 참여가 무산돼 그간 지속돼 온 지역 현안을 담아낼 수 있을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제2공항 조감도.ⓒ제주도

제주도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대행 용역'을 수행할 업체를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된 A 용역사는 2025년부터 1년 간 환경영향 평가를 위한 현장 조사와 주민 공람, 공청회 등을 거친 뒤 2026년에는 본안 협의를 진행한다. 최종 낙찰 용역 비는 약 47억 원으로 제주지방항공청은 해당 용역사에 11억 4천 만원을 선지급했다.

이번 환경영향평가 용역에는 국내 대형 용역사 4곳이 참여했다. 이 중 2곳은 제주 지역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으나 최종 심사에서 탈락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사업수행능력(PQ) 평가 결과인 '건설엔지니어링 적격심사 및 협상에 의한 낙찰자 결정기준' 제4조 제4항에 따라 기준점수(81.25점) 이상인 용역사업자를 입찰 참여자로 선정한다.

그러나 제주도에 본사를 둔 지역 업체 중 기준점수인 81.25점 이상 조건을 갖춘 업체는 전무하다.

또한 공동도급으로 용역을 수행할 경우에도 공동수급체 구성원별로 환경영향평가 등 수행실적, 신용도, 기술개발 및 투자실적 등은 용역참여지분율을 곱해 산정한 후 각각의 실적을 합산해 평가한다. 단, 공동도급 시 사업수행능력평가 대상자는 용역참여 지분율대로 참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용역에 참여한 대형 용역사 2곳은 평가 실적에 대한 부담으로 지역 업체 참여를 기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환경영향평가 용역에서 지역 업체 참여가 제외되면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지적된 공항 수요인원 감소에 따른 제2공항 건설 계획의 적절성 평가 누락, 조류 충돌 위험성 문제, 숨골·동굴 분포 가능성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낼 수 있을지 비판적인 여론이 나온다.

특히 육지와 떨어져 있는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상 잦은 기상 악화와 더불어 지난 7년여간 갈등을 빚어온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

제주도는 지난 9월 24일 국토부에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 제주지역 업체 참여 건의 문서를 전달했다. 용역 진행 과정에서 제주도의 특성을 반영해 컨소시엄 형태로 제주 지역 업체 참여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주 지역 업계에선 "제주 지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제2공항이 정상 추진 될 경우 제주 지역 업체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가점이 적용되지 않는 국가 계약법과 달리 일정 비율 가점이 부여되는 지방 계약법에 따른 지역 업체 참여 방안에 따른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환경영향평가에 이어 2025년 3월 경 선정되는 기본 설계 용역에 제주 지역 업체가 참여하는 방안 마련을 위해 국토부 설득 노력도 시급한 과제다.

국토부 제주지방항공청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제주 제2공항 건설 공사 기본 설계 용역에 대해 이달 27일 공고할 예정이다. 기본 설계 용역비만 300억 원에 이른다.

업계에선 고사 직전인 지역 경제 여건을 감안한 효율적인 설계 추진을 위해 제주지역 건설 엔지니어링업체 참여를 요청했다. 사회적 책임 지역 업체 참여 비율은 10% 이상이면, 1.0점을 부여하고 20% 이상이면 2.0점 가점 적용을 희망하고 있다.

참여 업체는 제주 지역 특성을 고려한 환경 조사, 주민공청회 등 도민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과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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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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