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NFT 도민증, 관광 디지털 전환 효과 의문

제주도의회가 제주도정이 추진 중인 NFT 도민증 사업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단순 신기술 활용이 아닌 관광생산성을 증대하는 디지털 전환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일도1·이도1·건입).ⓒ제주도의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일도1·이도1·건입)은 26일 열린 제433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차 회의에서 제주도는 NFT도민증 발급 관광지원금 지급 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나, 해당 사업을 통해 유도하려는 디지털 전환 정책이 효과를 낼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token)이다. 동일품이 존재할 수 없는 주민등록증과 비슷하며, 영구적으로 거래내역을 블록체인에 담아 그 고유성을 보장받는다.

제주도는 제주관광 디지털 대전환과 관련해 관광진흥기금 사업으로, 제주관광공사가 수행하는 총사업비 25억원 규모의 ‘NFT연계 대국민 여행지원사업’을 편성했다. 이는 NFT 디지털 관광도민증을 발급하고 멤버십 혜택(지원금 지급)을 통해 관광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추진된다.

세부사업내역을 보면 NFT도민증 및 멤버십 시스템 구축에 6억원, 관광객 지원금 14억원, 사업운용 및 마케팅 사업에 4억 천만원을 편성했다.

한 의원은 ‘NFT연계 대국민 여행지원사업’ 관련 "현재 고향사랑기부자를 대상으로 NFT를 이용한 디지털 관광도민증이 발급되는 ‘탐나는 NFT’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별도의 NFT도민증 및 멤버십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비로 6억원이 편성된 것은 적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생소한 IT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전환을 위한 새로운 사업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관광산업의 비즈니스 활동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연구에서는 디지털 전환을 생산, 유통 등 경제활동 전반에 대해 정보통신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 의원은 이러한 정의를 고려할 때 "관광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여행업이나 관광호텔업 등 관광산업의 영업활동 과정에 IT기술을 접목하고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며 "관광사업체의 전문적 의사결정 및 고객 맞춤형 서비스 설계 지원을 통해 궁극적으로 산업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NFT연계 대국민 여행지원사업’은 단순히 NFT도민증 발급을 통해 여행지원금을 주는 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춘 프로모션 또는 이벤트의 하나로 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관광 디지털 대전환과 관련 내부 검토 중인 관광 메타버스 구축사업에 대해서도 한 의원은 "온라인 가상세계의 경험을 통해 오프라인 관광수요 창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실제 메타버스를 통해 오프라인 관광수요 창출이 성공했다는 객관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강조했다.

그 사례로, 청주시가 2023년 4억 8천만원을 투입해 만든 지역 내 관광지인 ‘수암골’ 메타버스의 경우, 이용자가 저조하고 실제 방문자 증가 효과도 없었다. 또한 거제시는 1억 2천만원을 투입해 ‘메타버스 거제’ 사업을 추진했으나, 사업 도중 이용자 감소로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 의원은 “관광 관련 연구 결과에서 메타버스를 통한 온라인 관광 경험이 오프라인으로 관광수요로 나타났다는 객관적 증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제주도정이 도입하고자 하는 디지털 기술이, 신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제주 관광산업과 지역경제에 경제적 효과를 유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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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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