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충된 법령 적용' 평택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체 모집 공고…비난여론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체의 확대를 추진 중인 경기 평택시<관련기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체 확대 나선 평택시, 전문성 검증 절차 ‘미흡’·본보 11월 19일자 보도>가 공고문에 상충되는 두 법을 적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22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발표된 평택시의 ‘평택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모집 공고 예고’에 따르면 참가자격 및 제한 요건은 △공고일 현재 평택시 관내 주된 사무소(본점 소재지)를 두고 있는 자 △공고 예고일 현재 주민등록상 평택시 거주자인 개인사업자(평택시 관내 사무소를 둠) 및 개인으로서 현장(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자로 규정했다.

▲평택시청 전경.ⓒ평택시

또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2조 규정상 부정당업자의 참가자격 제한 기준 등에 해당하지 않는 자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제8조의 사업자가 사업계획서 접수 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허가 예정부지와 기존 사용하는 폐기물 관련업종 사업부지와 중복 불가 등의 요건도 요구했다.

시는 오는 26일 본공고를 거쳐 심사위원회 심사 뒤 적격자를 선정하고, 적격자들에게 수집운반업 허가를 내준 뒤 용역계약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 절차를 요약하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면허가 없는 자를 심사해 신규면허를 부여하고, 이들에게 용역계약을 통한 사업권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의 행정에 대해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신규 면허 허가’와 ‘용역계약’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 공고문에 상충되는 두 법을 적용, 행정 절차의 공정성 및 투명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시가 추진하는 행정 절차대로 관련 법을 적용할 경우,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를 모집하기 위해서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9조(폐기물 수집 운반업자 등의 운반기준) 제3항 제1조’를 근거로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5항 제1호’에 해당하는 면허를 가진 자만 자격요건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시는 해당 공고에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28조(폐기물처리업의 허가)’도 동시에 적용하면서 자격 요건이 없는 자들에게도 응모 권한을 부여한 상태다.

즉,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법령을 하나의 공고문에 적용, 두 법령이 상충되는 모순을 자초한 상황이다. 타 지자체의 유사 사례를 살펴보면, 시의 무능행정은 더욱 명확히 확인된다.

지난해 8월 파주시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및 가로청소 대행업체 모집 공고’를 보면, 평택시와 동일한 사업권을 부여하는데 있어 참가자격에 공고일 현재 ‘폐기물 관리법 25조에 따라 파주시를 영업구역으로 하는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업 허가를 득한 업체’로 참가 자격을 명시했다.

특히 파주시는 공고문에 적격자로 선정된 15개 업체를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실시해 13개 업체를 선정하는 등 적격자와 반드시 용역대행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같은 해 11월 ‘서울특별시 송파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 신규허가 모집공고’ 역시 유의사항을 통해 ‘수집 운반업 허가를 득하였다고 하여 대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아님’을 명시하는 등 타 지자체들은 성격이 다른 법령을 따로 적용해 각각의 성격에 맞게 공고를 실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신규 면허 발급과 용역계약을 통한 사업권 부여는 적용 법이 다른 것은 물론, 개념 자체가 다른 내용이기에 한 공고문에 넣어 두 가지 사안을 동시에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 절차를 위해서는 ‘신규 면허 발급’을 위한 공고를 실시한 뒤 신규 면허를 획득한 신생업체와 기존에 사업권을 갖지 못한 이외에 면허를 가진 자들을 한데 묶어 ‘용역계약을 통한 사업권 부여’를 위한 공고를 재차 실시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시 관계자는 "예비 공고상 법령 적용에 문제는 없다. 해당 공고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 허가를 받는 적격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적격자는 이후 6개월 이내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검증이 또 진행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예비 공고문에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의견을 접수받았고, 수십 건의 의견이 접수돼 검토 중"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업체를 모집할 수 있도록 공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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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구

경기인천취재본부 김재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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