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미 대선? 민주당 지지자 사전투표, 지난 선거보다 줄고 공화당은 늘어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뉴욕에서도 사전투표수 하락…공화당 텃밭도 전체 참여자 수는 감소했지만 지지자들 투표는 증가

미국 시간으로 5일(이하 현지시각) 대선 본 투표가 시작되는 가운데, 승부를 가를 경합주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사전투표 참여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총 사전투표 수도 지난 대선인 2020년보다 줄어든 경향을 보였다.

4일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연구소에 따르면 대선 하루 전인 이날 기준 전체 사전 투표수는 8271만 3594표로 나타났다. 이는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던 2020년 대선 하루 전인 11월 2일 이미 사전투표가 1억 명을 넘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감소한 수치다. 최종 집계된 2020년 사전투표수는 1억 145만 3111표 였다.

물론 사전투표수가 좀 더 증가할 여지는 있다. 조기 현장투표수는 4445만 2243표, 유효한 우편투표수는 3734만 8145표인데, 우편투표를 신청한 유권자는 6733만 4653명이다. 만약 이 우편투표가 모두 유효한 표로 돌아온다면 전체 사전투표수는 1억 1178만 6896표로 2020년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그런데 2020년 선거에서도 그랬듯 우편투표가 모두 유효한 투표로 회수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020년의 우편투표 유효 비율이 71%였는데, 이를 이번 선거에 대입해보면 앞으로 우편투표로 약 1000만 표 정도가 더 유효한 표로 집계될 수 있다.

그런데 설사 이렇게 되더라도, 2020년 선거에 비하면 여전히 1000만 표 정도가 모자란다. 사전투표수 감소와 관련, 주요 경합주의 사전투표를 살펴본 결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가 2020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의 사전투표수는 178만 6931표로 집계됐다. 펜실베이니아 주 당국은 2020년 사전투표수인 262만 9672표에 비해 84만 2696표 적은 수치가 나왔다고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0년에는 민주당 지지 유권자 170만 2484명이 사전투표했으나 이번에는 그 숫자가 99만 5674명으로 70만 6810명 감소했다. 4년 전 대비 약 58% 줄어든 것인데, 주 전체에서 감소한 투표수의 84%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도 4년 전에 비해 사전 투표 참여가 적었으나, 민주당 지지자만큼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2020년에는 공화당 지지 유권자 62만 3404명이 사전투표했고 이번에는 58만 6764명이 참여해 3만 6640명 줄어드는데 그쳤다.

물론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우편투표 방식의 사전투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사전투표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우편투표를 신청한 인원 전체가 4년 전 사전투표 실시 인원보다 적은 218만 4694명에 그쳐, 펜실베이니아주의 사전투표수는 직전 선거에 비해 최소 18%, 많게는 약 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카멀라 해리스(왼쪽) 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좌), AP=연합뉴스(우)

선거인단 16명이 걸려있는 또 다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경우 사전투표수 자체는 4년 전과 유사했으나 공화당 지지자들의 사전투표수가 높아졌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참여는 하락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거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2020년 사전투표수는 약 459만 표였고 이 중 민주당 지지자 약 171만, 공화당 지지자 약 145만 명이 참여했다. 2024년의 경우 전체 사전투표수가 445만 표로 14만 표 정도 줄어들었는데, 민주당 지지자 약 144만 명이 투표에 참여해 직전 선거보다 27만여 명이 줄어들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약 148만 명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이전 선거보다 3만 명 가까이 많아졌고, 이에 사전투표에 참여한 전체 유권자 중 공화당 지지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는 우편투표가 2020년에 비해 약 70만 표 줄고 조기 현장투표가 58만 8196표 증가했다는 결과와도 일정 부분 일치한다. 대체적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은 우편투표보다는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11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애리조나주 역시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데이터 분석 및 설문조사 리서치 회사 '데이터 오르비탈'이 집계한 2020년 사전투표수는 약 247만 이었으며 이중 민주당 지지자가 약 92만, 공화당 지지자가 약 91만 이었다.

그런데 디지털 및 마케팅 전문 미디어 회사인 '업리프트 캠페인'이 집계한 2024년 사전투표 결과 전체 투표 수는 약 234만으로 직전 선거에 비해 줄어들었으나, 공화당 지지 유권자의 투표 참여는 오히려 4년 전보다 증가해 95만 명을 넘어섰다.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약 16만 명이 줄어든 76만 여명에 그쳤다.

6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네바다주에서도 사전 투표수가 감소했는데 대부분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바다주 선거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112만 여명이 투표했는데 2024년의 경우 약 107만 명이 투표해 5만 명 정도 줄어들었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는 이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 2020년 민주당 지지자의 사전투표수는 약 44만이었는데 2024년 36만 여명으로 8만 명 정도 줄어들었다. 공화당 지지자의 투표수는 오히려 소폭 늘었는데, 2020년 40만 248명에서 2024년 40만 6185명으로 5937명 증가했다.

선거인단 16명이 걸려있는 조지아주의 경우 특정 정당 지지자의 투표수와 관련한 공식 통계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투표 유형을 보고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2020년에 비해 이번 선거에서 우편투표는 줄어들었고 조기 현장 투표는 대폭 늘어났다.

조지아주 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사전투표수는 약 401만 명으로 2020년과 거의 유사했다. 그런데 조기 현장투표 인원이 약 376만 명으로 2020년 약 270만 명에 비해 100만 명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우편투표의 경우 25만 여명으로 집계돼 2020년 132만 여명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었다.

10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위스콘신주 역시 정당 지지자의 투표수는 공개하지 않는데, 2020년에 비해 이번 선거에서 조기 현장투표는 증가하고 우편투표가 감소했다. 위스콘신 선거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사전투표수는 약 192만이었고 이 중 조기 현장투표가 약 65만, 우편투표가 약 127만 이었다.

그런데 2024년의 경우 전체 투표가 약 151만으로 40만 가까이 감소했으나, 조기 현장투표는 약 95만으로 2020년에 비해 30만 정도 증가했다. 우편투표의 경우 약 56만으로 10만 가까이 줄어들었다.

경합주들의 사전투표수가 2020년 선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줄어들거나 감소했지만, 15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미시간주의 경우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

미시간주 주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사전투표수는 약 284만 이었으나 이번 사전투표는 약 320만 으로 30만 넘게 증가했다. 미시간주는 나이 외에 정당 지지자별 투표수는 공개하지 않는데, 세대별 투표 참여 분포도 4년전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경합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참여가 2020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지지자들에 비해 민주당 지지자들이 상대적으로 사전투표를 많이 해왔다는 점에서 이는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좋은 신호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의 소위 '텃밭'이라고 불리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주 당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우편투표가 1200만 표를 넘겼으나 이번 사전투표는 우편투표와 조기 현장투표를 모두 합해 805만 표에 그치고 있다. 민주당, 공화당 지지자 모두 사전투표 참여가 줄었으나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약 615만에서 342만 여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공화당 지자자의 경우 약 295만에서 약 210만으로 95만여 표 감소했다.

또 다른 민주당 지지 지역 중 한 곳인 뉴욕주 역시 사전투표수가 감소했다. 뉴욕주는 투표수 외에 세부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는데, 2020년에는 약 374만 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약 298만 명 참여에 그쳐 20% 넘는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공화당의 '텃밭'이라 불리는 텍사스주의 경우 사전투표 감소 폭이 크지 않았다. 텍사스주 역시 투표수 외에 구체적 지표를 밝히지 않는데, 2020년에는 약 971만 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고 이번에는 약 893만 명이 참여해 9% 정도 감소했다

지난 2016년과 2020년 대선에 트럼프를 택했던 플로리다주 역시 총 사전투표수는 다소 감소했으나 공화당 지지자들의 투표수는 증가하고 민주당 지지자의 투표수는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플로리다주 당국에 따르면 2020년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약 897만 명인데, 이번 선거에서는 약 829만 명이 참여해 약 8% 줄어들었다. 2020년 사전투표의 경우 민주당 지지자가 약 355만 명, 공화당 지지자가 약 343만 명으로 나타났으나 이번 사전투표는 민주당 지지자의 참여가 81만 명 정도 줄어들고 공화당 지지자의 참여가 약 13만 명 늘어나면서 민주당 지지자 약 273만 명, 공화당 지지자 약 354만 명이 사전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경향은 우편투표가 유효하게 표에 합산되기 위한 회수 비율에서도 일정 부분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전투표에서 우편투표 신청은 민주당 지지자가 1937만 3870명으로 1373만 6078명인 공화당 지지자보다 높았으나, 회수율은 50.7%로 공화당 지지자 회수율 56.5%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 때문에 우편투표 신청에서 600만 정도의 격차를 보였던 양측 격차가 회수가 완료된 유효투표수에서는 200만 정도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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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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