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병원·난민캠프 골라 공격하는데…미국은 여전히 "이스라엘 방어"

병원 공격으로 필수 의료 물품 파괴…하루만에 팔레스타인 95명 사망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 베이루트에 이어 시리아까지 공격하며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날 하루만 가자지구에서 95명이 사망했다.

1일(이하 현지시각)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는 가자지구 현지 의료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9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 근처에 있던 집 두 채가 공격받아 16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이 이날 난민 캠프뿐만 아니라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카말 아드완 병원도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28일 이스라엘군은 이 병원에서 나흘간 작전을 마친 뒤 철수한 바 있는데 또 다시 공습에 나선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수십 명의 테러리스트들이 병원에 숨어 있었고 일부는 병원 직원으로 위장했다면서 병원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 공격으로 가자 북부 지역의 병원이 사실상 없어지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송은 "카말 아드완은 가자 북부에서 운영되고 있는 거의 유일한 병원"이라며 "이스라엘 전투기가 세계보건기구에서 전달한 의료용품이 보관돼 있는 시설을 폭격하면서 필수 의료 물품들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계속된 공격으로 지난해 10월 7일이후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4만 3204명, 부상자는 10만 164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 가자지구 북부 카말 아드완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불에 탄 의료용품이 창고에 흩어져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격은 가자지구뿐만 아니라 레바논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방송은 레바논 당국을 인용, 이스라엘이 지난 24시간 동안 레바논 남부를 공격해 6명의 의료진을 포함, 4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있는 4개 지역에 있는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고지하며 공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시리아 지역까지 공격하며 전장을 확대시키고 있다. 시리아 <사나>통신은 이스라엘이 알 쿠사이르의 주택가와 산업 시설에 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방송 <샴 에프엠>(Sham FM)은 이 공습으로 6명이 사망했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공격 대상이 레바논의 헤즈볼라 무장 부대 내에서 활동하는 부대 중 일부가 사용하는 무기 저장소 및 지휘 센터라고 설명했다.

전투 지역을 확산시키면서 이스라엘의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헤즈볼라가 발사한 로켓으로 이스라엘 북부에서 외국인 근로자 4명과 이스라엘인 3명 등 7명이 사망했다며 "이는 이스라엘 내 민간인에게 수개월 만에 가장 치명적인 날"이라고 보도했다.

이렇듯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이 늘어나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휴전에 대한 가능성만 이야기하면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을 위해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했지만 휴전 협상과 관련한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0월 31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을 통해 긴장 완화에 대해 논의하면서 "미국이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리인단의 위협으로부터 미국 직원, 이스라엘 및 지역 파트너를 방어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양국 장관이 "가자지구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현재 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진전시켜야 할 조치와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정에 대한 전망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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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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