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지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각종 수입산 농·수산물을 판매하고 있어 농민을 우롱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2~23일 장성지역 내 여러 로컬푸드 매장과 하나로마트를 둘러본 결과 수입산 농·수산물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는 실태를 확인했다.
장성군 북이면에 위치한 A 농협 하나로마트, 출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과일류 판매대부터 태국산 망고와 필리핀산 바나나, 칠레산 레몬, 뉴질랜드산 키위 등 수입산 과일이 눈에 띠었다.
수산물 코너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수평 냉동고에는 중국산 칵테일새우·명태고니·바지락살, 러시아산 손질동태·대구전감 등으로 가득차 있었다. 국내산은 몇 개 안 돼 보였다.
또 B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도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이 목격됐다.
로컬푸드 구역 내 수입맥주를 할인 판매하는 매대를 설치해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동선인 중앙 통로 쪽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판매하는 과자, 밀키트 같은 가공식품도 빼곡히 진열해 두고 팔았다.
로컬푸드는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돼 장거리 운송이나 다단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은 농산물을 일컫는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정은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삼계면에 운영하는 로컬푸드&하나로마트도 마찬가지였다.
냉장진열대 한 구역은 로컬푸드만 판매한다고 안내 표시를 해 두었지만, 실제로는 장성에서 생산한 것이 아닌 '국내산'으로 표기된 농산물이 주를 이뤘다.
농협중앙회 내부 매뉴얼 '수입농산물 판매금지 기준'에 따르면 채소류·과실류·곡류 등 주요 15개 품목은 수입산을 판매할 수 없다. 수산물은 이 규정에서 제외돼 있다.
다만,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르면 농협은 농민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통해 농업생산력의 증진과 농민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기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법인체다.
특히, 경제사업은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영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농축수산물의 생산, 유통, 가공, 소비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지역 농협 한 관계자는 "수입산 과일을 가져다 놓지 않으면 오히려 왜 갖다 놓지 않느냐는 민원을 받게 된다"며 "외국인 등 다양한 수요에 맞추다 보니 현실적으로 기준을 지키기 힘든 부분도 있다. 다른 매장과의 경쟁력에서도 뒤쳐진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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