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내부 여론 수렴 결과 홍범도 장군 흉상 존치 의견 많아"

북한군 우크라이나 파병 보도에 한기호 "우리도 참관단 보내자"…BBC "북한군 3000명 규모는 절대 아냐"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내부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 내에 존치하자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형균 육군사관학교장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의 질의에 "육사 내부적으로 여론을 수렴한 결과 존치를 시켜야겠다는 의견이 많다"며 "현재보다 조금 더 선양하기 적절한 곳으로 육사 내에서 조정하자는 의견이 있다"고 답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은 지난해 8월 말 육사가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홍 장군 흉상을 외부로 이전하고 나머지 흉상들은 교내 다른 장소로 옮긴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당시 국방부는 홍 장군이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공산당 가입만을 문제 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육사 밖이 아닌 육사 내에서 흉상을 옮기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광복회는 지난 5월 2일 흉상의 이전 시도는 총선 민의를 거스르는 비겁한 행동이라며 차라리 폭파시켜 없애버리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육군은 육사에서 종합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날 감사에서는 우크라이나에 참관단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전쟁에 1만 명 이상 파병돼 있다면 우리도 최소한 참관단이 가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전에서 북한군 포로가 생길 때 우리가 통역이라도 해야 하고 북한군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봐야 할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줬냐 안줬냐, 가까이만 가도 안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허영 의원은 "북한이 군대와 무기를 보낸다고 우리가 똑같은 행동으로 참관하고 무기를 보내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심각한 위협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보였다.

이날 감사에 출석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전체주의 국가들은 매우 은밀하게 파병도 하고 협조도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또는 육군 차원에서 인근의 폴란드 등에서 전황을 분석하고 있다. 다른 방법은 더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앞서 16일(현지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의회에서 북한군이 러시아에 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우크라이나 언론을 중심으로 러시아군이 북한군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별대대'를 편성하고 있다거나 북한이 이미 3000명에서 1만명의 군인을 러시아로 보냈다는 등의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 보도는 모두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으로부터 나왔다.

그런데 영국 방송 BBC는 17일 "러시아 극동 지역에 대규모 부대가 편성됐다는 징후를 포착한 바 없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러시아 극동 지역의 한 군사 소식통을 인용, 다수의 북한군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부의 우수리스크 인근의 군사 기지에 주둔하고 있긴 하지만 "3000명 가까이는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현재 러시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익명을 요청한 한 분석가가 인터뷰에서 "자국 재소자 수백 명을 통합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들은 러시아어를 쓰는데도 말이다"라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 지난 2018년 3월 1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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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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