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사업, 제주도민 공멸할 것"

최근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한화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주민 설명회가 파행되며 험난한 행로를 예고했다.

▲지속 가능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안).ⓒ제주도

지난 6일 오후 애월읍 상가리 마을 회관에서는 한화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진행됐다.

설명회에는 마을 리장과 주민, 한화 측 사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회의 초반 마을 리장의 인사말과 함께 회사 관계자의 사업 설명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개발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과 지역인재 채용 등에 대한 질의에 이어, 후반에는 개발에 따른 용수공급 문제와 하수처리 문제를 제기하면서 설명회장 분위기는 급격히 굳어졌다.

급기야 주민들은 "이 사업계획이 제주도민을 공멸시키는 사업이고, 오영훈 지사가 잘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자, 마을 리장은 서둘러 "다음에 대안을 갖고 추가 논의하자"며 산회해 설명회는 별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처음부터 설명회장을 지켜본 양시경 제주경실련 공익지원센터장은 "이 사업은 제주도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일부 상가리 주민이 말한 대로 제주도민을 공멸시키는 개발"이라며 3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양 센터장은 먼저 사업내용을 보면 "지금 제주도 관광에 절실하게 필요한 개발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심화시켜 제주도발전을 저해하는데 작용한다. 대표적으로 대규모 숙박시설 1080실 계획은, 한화그룹은 살고 제주도민은 망하라는 무모한 개발계획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사업자는 숙박시설로 "약 3천억 원 이상의 이익을 얻지만, 제주도민은 이 개발로 인해 용수공급 문제와 하수처리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숙박시설 개발을 빼고 개발을 하라고 하면 한화그룹은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숙박 업계에 대해 "한 달에 약 30곳이 폐업하고 있다는 것을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입도 관광객 수를 고려할 때 4만6천실이 적정하다고 분석한다"며 "약 70%의 과잉 공급된 상태에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제주도가, 앞장서서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데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양 센터장은 사업부지가 해발 300미터 이상에 위치한 데 대해서도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한 곳에 대규모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제주도는 상식적인 판단 능력을 상실했다"면서 "주민설명회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이 지역은 어승생 저수지물과 광역상수도 공급이 지금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 기후변화 등으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이다. 5400톤에 이르는 용수공급으로 인해 하수처리 문제와 지하수 오염 문제 등이 동시에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양 센터장은 이 사업이 인가되면 "이 사업부지와 유사한 지역에 토지를 소유한 개인과 법인은 우리도 숙박시설 등의 사업을 하겠다고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화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주변 3개 마을에 만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 아니"라면서 "제주도 중산간 지역 수 천만평은 순식간에 난개발 되어 제주도 자연경관과 지하수 오염 등으로 심각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상가리주민이 말한 대로 제주도민은 공멸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화호텔 특수목적법인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는 오는 2036년까지 애월읍 상가리 17-5번지 일대 125만㎡부지에 사업비 1조 7000억 원을 들여 복합리조트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허가되면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는 이 사업부지에 ▷테마파크와 워케이션라운지, 에너지뮤지엄 등 휴양문화시설 ▷승마장, 실내미니골프시설 등 운동·오락시설 ▷휴양콘도(890실)·호텔(200실) 등을 조성한다.

제주도는 지난 8월 5일 '지속 가능한 도시관리계획 수립기준(안)'을 통해 중산간 지역을 1구역과 2구역으로 구분하고, 구역별로 지구단위계획과 도시계획시설 입안 시 제한사항과 수립 기준을 제시했다.

한화 애월 포레스트관광단지개발 사업은 해발 300∼430m 지역인 2구역에 포함돼 주거·골프장 사업을 하지 않으면 개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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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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