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남한 공격 의사 전혀 없어…문제는 시도 때도 없이 우릴 건드리는 것"

"군사력 사용에 항상 '만약' 전제 달았다…적들이 무력사용 기도하면 핵무기 사용 배제 않을 것"

통일 관련 조항 삭제 및 영토 조항 신설 등의 헌법 개정을 통해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지만 만약 자신들을 공격할 경우 핵무기도 사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8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7일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축하방문한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안전하게 사는 방법은 우리가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게 하면 되는 것이다. 방법은 이렇게 간단하다"라며 "우리를 때없이 건드리지 말며 우리를 놓고 '힘자랑'내기를 하지 않으면 될 일인데 그렇게 쉬운 일을 할 위인도 서울에는 없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인간이 핵보유국의 문전에서 군사력의 압도적대응을 운운했는데 그 광경을 보면서 세상이 뭐라고 하겠나? 보기 드물게 배짱 하나는 타고난 사람이다 뭐 이렇게 찬평하겠나 아니면 무슨 애국명장이라도 된다고 하겠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일 국군의날 기념사를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유구한 력사에 일찌기 있어보지 못한 무적의 명장이 출현한다 해도 핵과 재래식전력의 격차를 극복할 비책은 내놓지 못할 것"이라며 "그래서 내가 뭐가 좀 온전치 못한 사람이라는 의혹을 사기가 쉽겠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솔직히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 의식하는 것조차도 소름이 끼치고 그 인간들과는 마주서고 싶지도 않다"며 "이전시기에는 우리가 그 무슨 남녘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으며 두개 국가를 선언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 나라를 의식하지도 않는다"라고 말해 두 국가론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데 문제는 시도 때도 없이 우리를 건드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있지도 않는 그 누구의 위협을 '억제'한다는 망녕에 사로잡혀 '한미동맹'을 핵에 기반한 동맹으로 변이시키고 무력증강에 열을 올리면서 광적으로 벌려놓는 미제와 괴뢰들의 전쟁소동과 도발적행태는 언제든 조선반도에서 힘의 균형이 깨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해 한반도의 안보 위기는 자신들이 아닌 한국과 미국이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전략사령부 창설에 대해 "변변한 전략무기 하나 없는 것들이 상전의 핵을 빌어 허울뿐인 '전략사령부'를 만들어놓고 그것을 그 무슨 '핵심부대', '국방력량의 대폭강화'라고 치켜세우다못해 나중에는 40여 년 만에 미국의 최신예전략핵잠수함이 한국에 들어오고 전략폭격기가 최초로 착륙한데 대해 장황하게 엮어대면서 상전과 야합하여 지역정세를 고의적으로, 계획적으로 악화시켜온 저들의 행적을 자찬 속에 고스란히 자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자기들의 군비확장과 군사활동은 정당하고 방어적 성격이며 우리의 해당한 활동은 위협이고 도발로 된다는 비론리적이며 변태적인 사유방식이 바로 미제와 그 졸개들이 내들고있는 적반하장식주장"이라고 쏘아 붙였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방문했다. 이곳은 '국방종합대학'으로 개교했으나 지난 2016년 개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동신문=뉴스1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결국 핵에 기반한 군사쁠럭(블록)으로 변이된 '한미동맹'에 기대여 우리와의 힘의 균형을 어떻게 하나 유지해보자는 어리석은 심산"이라며 "현명한 정치가라면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놓고 무모한 객기를 부릴 것이 아니라 핵국가와는 대결과 대립보다는 군사적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상황관리쪽으로 더 힘을 넣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략적힘의 균형의 파괴는 곧 전쟁을 의미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적을 항상 억제하고 정세를 관리할 수 있는 물리적 힘을 가져야 한다는 우리의 자위국방건설론리는 바늘들어갈 틈도 없이 완벽하고 정당하다"며 "군사초강국, 핵강국에로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미군사동맹이 괴뢰들 스스로가 광고하는 것처럼 핵 동맹으로 완전히 변이된 현시점에서 우리 국가의 핵대응 태세는 더더욱 한계를 모르는 높이에서 완비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나는 분명히 그리고 일관하게 군사력사용에 관한 우리의 립장을 천명할 때마다 '만약'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그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서 우리의 헌법은 우리 군에 엄격한 명령을 내릴 것"이라며 자신들의 핵은 선제적이지 않고 방어적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김 위원장은 "적들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공화국무력은 모든 공격력을 주저없이 사용할 것이다. 여기에는 핵무기사용이 배제되지 않는다"라며 "다시 강조하는 바이지만 그런 상황에서 생존에 희망을 거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며 행운도, 그 무슨 '신의 보호'도 대한민국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적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 적들은 우리의 경고를 자기들이 늘 하는 그런 천박한 허세성발언으로 잘못 들으면 그만큼 더 처절하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는 조선반도에서 힘의 균형이 파괴되는 것을 추호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들이 '핵동맹'을 무기로 힘의 우위를 차지하고 전략적판세를 뒤집어 놓으려고 발악할수록 우리는 국방과학과 공업의 계속적인 도약을 이룩하고 자위의 전쟁억제력을 무한대로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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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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