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교사들이 학생들의 낮아진 문해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7일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제578회 한글날’을 맞아 경기도내 초·중·고 교원 1113명을 대상으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95.3%가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고 응답(저하 51.3%, 매우 저하 38.6%)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이 47.5%에 달했고, 이 가운데 ‘31% 이상’이라는 응답도 18.9%를 기록했다.
또 ‘글의 맥락과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응답은 46.2%, ‘어려운 단어나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변은 무려 66.7%였다.
실제 응답자들은 ‘학생의 문해력이 부족해 당황하거나 난감했던 사례’를 묻는 서술형 문항을 통해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 △왕복 3회라는 말에서 ‘왕복’을 이해 못함 △고1 학생도 혈연이 뭔지 모름 △‘사건의 시발점’이라는 표현에 대해 선생님이 욕하냐고 말함 △체험학습 계획표 ‘중식’ 안내를 보고 짜장면 먹냐고 물음 △사회시간에 단어를 이해 못하는 친구가 90프로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학생 문해력 저하의 원인에 대해서는 △스마트폰, 게임 등 디지털매체 과사용(37.3%) △독서 부족(29.4%) △어휘력 부족(16.3%) △기본 개념 등 지식 습득 교육 부족(12.8%) 등이 꼽혔다.
학생 문해력 개선을 위해 필요한 방안으로는 △독서활동 강화(32.8%) △어휘 교육 강화(21.2%)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19.7%) △토론·글쓰기 등 비판적 사고 및 표현력 교육 강화(13%) 등이 제시됐다.
한편, 디지털 기기의 도입 이후 학생들이 문해력 저하 뿐만 아니라 필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응답자들은 ‘디지털기기 보급으로 손글씨 쓰기가 줄고 있다. 학생들의 필체가 어떻게 변화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94.2%가 ‘필체 가독성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경기교총은 "학생들이 다른 사람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시험 치기도 곤란한 현실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문해력 저하는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와 향후 성인이 된 이후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과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전체 문맹률은 1~2%대로 매우 낮다고 하지만, 이것이 문해력이 높다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하는 법·제도 마련 및 독서, 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