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혈세’ 울릉군 야심작, 심해 가두리 사업 폐기 ‘논란’

섬 주민들 “해양연구기지, 보조금 받아 챙기기 혈안... 철저한 감사 시급하다” 맹비난

시사저널, 27일 ‘수십억 들인 심해 가두리 사업 폐기’ 보도…총체적 부실 운영 ‘의혹’

울릉군, 2018년부터 울릉독도해양연구기지에 희귀 어종 연구목적 위탁 관리

매년 운영비 10억, 별도 관리비 1억 지원에도 성과 ‘전무’

경북 울릉군이 양식산업 활성화를 위해 야심 차게 시작한 심해가두리 시설 사업이 혈세만 낭비한 채 10년 만에 폐기돼 논란이다.

26일 <시사저널>은 경북도와 울릉군은 양식어업이 전무한 울릉도 연안에 회유하는 참돔과 광어, 전갱이 등 다양한 어류들을 시범 육성하기 위해 2015년 심해 가두리(침하식 외해 가두리)시설물 2기를 설치했다. 현포리 웅포 해상에 설치된 시설에는 사업비 20억원이 투입됐지만 지난 6월, 사업 시작 10년 만에 폐기됐다고 보도했다.

▲울릉군 북면 현포리 소재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전경 ⓒ프레시안(홍준기)

보도에 따르면, 당초 울릉군은 시설물 완공 후 직접 관리 해오다 2018년부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이하 해양연구기지)에 연구목적 등을 위해 위탁했다. 또한, 군은 ‘해양 연구 교섭 차원에서 해양연구기지에 매년 10억 원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울릉·독도해역 환경연구를 해오면서 운영비와는 ‘도로 가두리 관리비를 올해까지 모두 7년에 걸쳐 매년 1억 원씩 지원’했다.

특히 이 사업은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하고 지역에 적합한 양식산업을 활성화해 어업인 소득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러나 해양연구기지는 위탁 시작 이듬해인 2019년 심해가두리에서 관리해온 고급어종(참돔, 광어 등)을 울릉수협 위판장을 통해 내다 팔고 심지어 고기를 건조시켜 육지까지 보냈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게다가 가두리 시설물 2기 중 1기가 그물 파손 등으로 고기가 대부분 빠져나간 사실도 확인돼 혹평을 받았다.

이처럼 시설물 관리 소홀 등 전반적 사업 운영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울릉군과 해양연구기지는 ‘시설물 노후 및 태풍피해’, ‘전문적 위탁관리기관 부재에 따른 체계적 시설관리 어려움’, ‘관리비용 증가 및 시설관리 예산 과다소요’ 등을 이유로 양식장 시설물 2기를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철거한 뒤 사업을 전면 폐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지난 10년간 총예산 97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울릉군의 야심작 심해 가두리 양식사업이 물거품이 된 꼴이다.

▲울릉군 북면 현포리 독도해양연구기지 바다 앞에 설치된 심해 가두리 시설물 ⓒ울릉군 제공

이를 두고 지역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해양산업 육성 연구에 앞장서야할 전문 연구 기관인 해양연구기지가 보조금만 받아 챙기기에 급급해 바다 자원 고갈에 앞장선 꼴이 됐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역 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수십억 원의 운영비 등 보조금이 집행된 사업이 맥락 없고 형편 없이 혈세 낭비라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이번 사례를 통해 보조금 사업 전반에 대한 상급 감사기관의 철저한 감사가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대장은 “당초부터 지속적으로 운영주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었다”며 “결론적으로 외해수중가두리(심해가두리)는 경제성과 여러 가지 울릉도 여건상 맞지 않고 현재 국내 외해양식어업기술 역시 초기시험단계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사실상 더 이상 유지가 어렵게 됐다”고 했다.

정병수 울릉군 수산정책팀장은 “심해가두리가 울릉도 바다 환경 특성상 적합한지 따져 본 결과 시설물 내구연한에 따른 유지보수비용 증가와 잦은 태풍피해 등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사업을 폐지하게 됐다”며 “해양연구기지 운영비 집행에 대해서는 보조금 관리조례 등 관계법령에 따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울릉도 독도해양연구기지는 지난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 조례 제정에 대응해 독도 지키기의 일환으로 울릉도에 설립돼 박사급 연구원 3명을 포함해 연구 인력 등 모두 20명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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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대구경북취재본부 홍준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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