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일파만파...울산지역 "사모펀드 절대 안 돼"

지역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노동·상공계 모두 반발, 정부의 적극 개입 촉구

울산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사태에 지역 사회는 물론 상공계, 정치권까지 나서서 우려를 표시하면서 사모펀드 개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울산 울주군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서범수 국회의원과 이순걸 울주군수, 홍성우·김종훈 울산시의원, 최길영·정우식·김상용·이상걸·김영철·박기홍·노미경 울주군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에 MBK파트너스까지 가세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역사회를 흔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 국민의힘 사무총장인 서범수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한 우려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고려아연은 50년간 울산시민들과 함께 해 온 향토기업으로 지역경제와 고용창출에도 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라며 "이번 분쟁은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주민들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소액주주, 관련업체 관계자 및 노동자들까지 울산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이 매우 큰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 수익을 쫓는 사모펀드에는 구조조정과 일자리 감소가 수반되는 것이 다반사"라며 "사모펀드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이후 경영권 장악을 통한 핵심기술 유출 및 국가기간산업 붕괴에 대해 경계한다"라고 밝혔다.

울산지역 야권 국회의원들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정부에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선(동구), 진보당 윤종오(북구)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고려아연 노조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울산경제와 노동자를 위협하는 기업사냥꾼 MBK 규탄한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이번 인수합병 시도는 대한민국과 울산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며 "미래 먹거리 발굴과 기업 경쟁력은 내팽개친 채 단기 이익을 극대화해 처분할 목적으로 이용돼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정부 차원에서의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울산상공회의소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의 본질적 목표인 단기간 고수익 달성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축소, 핵심 기술 인력 구축, 나아가 해외 매각 등이 시도될 수 있으며 기술 유출 및 이차전지 분야의 해외 공급망 구축이 와해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미 울산시와 울산시의회도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해왔고 지역 시민사회는 물론 노동계까지 반발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습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9일 고려아연 주식을 1호로 매입하는 등 사모펀드의 인수합병 방어전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시장은 "약 20년 전, SK가 외국계 헤지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 ‘울산시민 SK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쳐

막아낸 바 있다. 이번에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 참여로 120만 울산시민의 힘을 보여주시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19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자신들이 ‘중국계 자본’이라는 의혹에 대해 '한국 토종 사모펀드'라고 해명하면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활용되는 바이아웃6호 펀드에서 중국계 자본 비중은 5%로 안팎이라고 밝히면서 “PE산업에서는 위탁운용사(GP)의 국적은 중요하지만 돈을 대는 출자자(LP) 구성은 어느 GP나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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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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