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가이자 정치인에서 자연인으로 돌아온 푸른돌·취석(翠石)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가 서울과 전주에서 잇따라 서예초대전을 열고 관람객들을 맞는다.
2022년 6월 재선의 전북도지사를 끝으로 정계를 떠난 뒤 2년 2개월만이다.
'거침없이 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푸른돌·취석 송하진 초대전은 9월25일부터 10월1일까지 1주일간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첫선을 보이고, 이어 10월11일부터 11월 10일까지 한달간 전주 한옥마을 인근 현대미술관에서 전주전을 펼친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서예가로 돌아온 송하진 작가가 단련해 온 한글서예의 놀라운 조형성과 다양한 가능성을 선보인다.
행정관료와 단체장으로 재직면서 '화이부동'과 '유연함'을 몸소 실천해왔던 송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특유의 거침없음과 조화로움의 진면목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작가 자신은 이번 전시에 대해 "거침없이 쓰는 서예, 한글이 주인되는 서예, 오른쪽 서예, 한국성을 추구하는 서예를 유감없이 선보이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거침없는 서예에 대해서는 "과거의 법칙이나 방식, 형식, 틀에 얽매이지 않고 쓰는 서예로 서예의 아름다운 개념을 '곱고 예쁘고 정돈된 글씨'를 뛰어넘어 '거칠고 흩날리고 자유분방한 글씨'로 무제한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한글서예를 강조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한글만으로도 서예가 충분히 예술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그래야만 한국서예가 대중성과 한국성, 그리고 진정한 세계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서예가이자 평론가인 김병기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는 "취석이 들고나온 거침없이 쓰는 서예는 한국서예가 구현해야 할 시대정신이자 한국 서예를 진흥하는 하나의 유력한 대안"이라고 치겨세우며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전통서예를 알리는 효과적인 묘안"이라고 평가했다.
거침없이 쓴다고 해서 마구 휘갈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송 작가는 서예의 기본정신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하얀 종이 위에(白) 검은 먹으로 글씨를 쓰고(黑) 붉은 도장을 찍는(朱) 이른바 '흑백주(黑白朱)'의 조화로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상당기간의 수련과정을 거쳐 필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 또한 "50대 후반까지는 구양순과 안진경, 동기창 등 주로 중국서예 대가들을 보고 듣고 공부했으며 60대가 되어 서예의 대중성과 한국성, 세계성을 고민하는 과정에 추사와 창암, 원교, 소전, 강암 등의 한국서예가들에게 관심을 갖고 공부해 거침없는 서예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송하진 작가는 1952년 전북특별자치도 김제 백산면 출신으로 '글씨보다 문장, 문장보다 행실'이 뛰어났다는 유재 송기면 선생의 손자이자 평생을 지조의 의리로 살다간 근현대 대표적 서예가인 강암 송성용의 아들로 태어났다.
1980년 행정고시를 통해 행정관료로 근무하다 민선 전주시장과 전북도지사에 거푸 재선에 성공하며 16년간 단체장으로 봉직한 뒤 2년 전 은퇴한 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장과 여러 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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