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하면 포상금 준다더니"… 이제 와서 '돈 걱정' 하는 이천시

불법유상운송 신고포상금 30만원으로 대폭 인상하자 신고 건수 봇물

확보된 예산대비 100배 규모 '포상금 폭탄' 예고에 예산확보 비상

"신고 건수가 적다"며 불법 유상운송 신고포상금을 대폭 올린 경기 이천시가 이른바 '포상금 폭탄'을 맞게 생겼다. 1억원이 넘는 포상금을 지급해야 할 신고 건수가 하루아침에 접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신고건수 증대를 기대하고 있던 시는 예상 못한 재정적 부담에 울상을 짓고 있다.

21일 <프레시안> 취재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 렌터카 및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 근절을 위해 기존 10만원하던 신고포상금을 30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조례까지 뜯어 고친 것이다.

▲경기 이천시청 전경. ⓒ프레시안(이백상)

택시업계와 캠페인까지 벌이며 불법 유상운송 신고 장려운동에 나선 시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 상반기(1~6월) 15건에 불과하던 신고 건수가 35건으로 대폭 증가했다며 홍보전을 펼치기도 했다.

문제는 이천시가 신고포상금을 줄 예산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벌였다는 점이다. 시가 확보하고 있는 '여객(화물)운수사업법 위반' 신고보상금 예산은 달랑 500만원에 불과하다.

예산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시는 이번 추경에 1030만원의 신고보상금을 추가로 신청했고, 추경예산이 통과되면 신고보상금 예산은 총 1530만원이 된다. 신고건수 1건당 30만원씩 51건에 불과한 분량이다.

그런데 '포상금 폭탄'에 해당하는 360건의 신고 건수가 전날 오전 이천시에 접수됐다. 이날까지 기 접수돼 있는 신고건수 63건을 합하면 모두 423건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 위반행위자에게 행정처분과 유죄판결 등이 이뤄지면 시는 신고자들에게 1억2690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그러자 "애초부터 무리한 신고포상금 인상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시 관계자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예상하지 못한 신고폭탄에 당황하고 있는 상태다. 예산도 문제지만 접수된 건수별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야하기 때문에 업무 또한 마비될 지경이다.

포상금 3억6000만원 규모 1200건 추가접수 예고… '신고폭탄'에 조례개정 불가피 지적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360건을 접수한 A씨 등은 조만간 1200건 가량을 추가 접수하겠다고 일명 '신고폭탄'을 예고했다. 이들의 신고에 의해 불법 행위자들이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 시가 추가 지급해야할 신고포상금은 3억6000만원에 달한다.

신고자 A씨는 "1500건이 넘는 렌터카와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 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데, 우선 360건만 접수한 것"이라며 "나머지 1200건은 다음 주 월요일쯤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건수까지 모두 합하면 신고포상금만 5억원에 육박한다. 이천시가 현재 확보하고 있는 예산 500만원의 10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불법 유상운송을 하다 신고자들에게 적발된 행위 위반자들도 사법당국으로부터 철퇴를 맞게 생겼다.

시 관계자는 "지급 기준에 맞는 결과가 나오는 건에 대해선 모두 신고포상금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 본예산에 포상금에 대한 예산을 세울 예정이지만 지급 규모가 만만찮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천시가 불법 유상운송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실시한 '신고포상금' 대폭 인상 정책이 가뜩이나 어려운 지자체 살림에 재정적 부담을 안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자, 조례개정이 불가피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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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상

경기인천취재본부 이백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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