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30년 수행한 사찰 내쫓길 판"…용불사 노승의 눈물

경기 광주시, 용불사 자리에 '목재교육종합센터' 건립 확정

원상복구 미이행 시 "강제철거" 으름장…사찰 존폐 위기

▲경기 광주시 목현동 봉배산 자락에 위치한 용불사 도원스님이 '다산바위'에 얽힌 사연을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이백상)

"30년 된 사찰을 (경기)광주시가 강제로 쫓아내려고 합니다. 밑도 끝도 없이 그냥 나가라는 식입니다. 목재교육종합센터가 왜 하필 이 자리여야 합니까. 너무 억울하고 속상해서 병이 날 지경입니다."

경기 광주시 목현동 봉배산 자락에 위치한 용불사 도원스님(75)의 하소연이다. 광주시가 목재교육종합센터(목재센터) 건립 장소를 용불사 요사채(승려 거처)와 '다산바위'가 위치해 있는 곳으로 결정하자 강제 철거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13일 <프레시안> 취재에 따르면 용불사는 30년 전인 1994년 산림청 소유의 목현동 산 35번지 임야에 자리 잡았다. 이후 2001년쯤 인접한 산 25번지 광주시 소유 임야 좌측 끝자락에 움막 형태의 요사채를 지었다.

2007년 한차례 증축과 2019년 화재로 인한 대수선을 거쳐 지금의 2층 요사채 건물이 탄생했다. 부지에는 선사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다산바위'를 비롯한 '통일사 건립공덕비' 등 사찰관련 부대시설이 들어서 있다.

도원스님은 바위에 구멍이 나 있는 다산바위<원시인들이 애 낳게 해달라고 빌었던 바위로 추정>는 지난 2007년께 요사채 앞 갈대숲 구릉지를 정리하던 중 발견돼 지금껏 정성스럽게 보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광주시 목현동 용불사 앞 시유지에 들어서 있는 다산바위다. 도원스님이 다산바위에 구멍이 나 있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이백상)

목재센터, 왜 하필 A씨 가족땅 앞일까… 도원스님 "위치 바꾸고 불하시켜 달라"

용불사는 이른바 '맹지'를 사자마자 도시계획도로가 생기고 바로 옆에 목재센터 입지가 결정돼 구설<프레시안 12일 보도>에 오른 방세환 광주시장 최측근 A씨 가족이 매입한 5억원대 '임야'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광주시는 목재센터 건립 장소를 무려 27만여㎡(8만여평)나 되는 넓은 땅 중에서 애초 계획한 위치를 변경해 용불사가 자리한 곳으로 확정했다. 이 결정 이후 시는 용불사 측에 수차례에 걸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시는 과거에도 행정처분을 내린바 있다고 했다.

시는 이달 말까지 원상복구와 사찰 적치물들에 대한 이전을 하지 않으면 '강제철거' 등 행정대집행에 돌입한다는 최후통첩성 계고장도 보냈다. 문제는 만약 행정대집행이 이뤄진다고 해도 용불사 측은 단 한 푼조차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도원스님은 "다산바위와 용불사 앞에 보존되고 있는 마야부인상 마애불(고려시대 추정)을 문화재로 복원‧지정되도록 하기 위해 수십 년을 노력해 왔는데 하루아침에 강제로 내쫓기는 상황이 됐다"며 탄식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광주시는 목재센터 (건립지) 위치를 바꾸고 용불사가 현재 점유하고 있는 부지를 '불하'해 달라"고 호소했다. 용불사 측은 2006년부터 시유지 불하를 신청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원상복구 명령 미 이행시 행정대집행에 의한 강제철거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고, 보상 여부에 대해선 "법의 일관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용불사를 자주 찾는다는 한 시민은 "광주시가 공권력을 동원해 수십 년 된 절을 내쫓으려 하면서까지 목재센터 건립 위치를 이곳으로 잡은 배경이 경사가 완만하고 도로와 가깝다는 이유였는데, 과연 그럴까요"라며 "오히려 용불사 요사채 뒤쪽은 경사가 매우 급하고 앞산도 매우 높아 목재센터 입지로 부적격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세환 시장 측근인 A씨의 두 아들부부는 지난해 5월 용불사 앞 임야 2필지 6606㎡를 평당 28만5000원씩 총 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이후 시는 A씨 가족이 이 땅을 산지 1년여 만인 지난 7월 목재센터 진입도로로 폭 10~12m 규모의 도시계획도로를 지정 고시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고 있는 상태다.

▲경기 광주시가 목재교육종합센터 건립 장소로 용불사 요사채 건물 등이 위치해 있는 곳을 택하면서 사찰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는 원상복구 미이행 시 강제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용불사 측은 시유지 불하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 프레시안(이백상)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백상

경기인천취재본부 이백상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