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역순회 경선에는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에도 불구 1000여명의 당원들이 몰려 민주당의 텃밭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행사장 앞 광장에서는 각 후보 진영마다 천막을 치고 열띤 응원전을 펼쳤으며 후보들이 등장할 때 마다 환호와 함께 연호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풍선과 현수막들이 즐비한 가운데 김두관 대표 후보 지지자들은 파란색이 아닌 노란 셔츠를 입고 지지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행사 시작 10분 전 이재명 대표 후보가 도착하자 지지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며 이 후보 연호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분위기는 극에 달했다.
본격 합동연설회가 시작되고 첫 연설에 나선 이재명 대표 후보는 "가짜뉴스에 속아 철없이 광주를 비난하던 일베나 다름없던 사람을 민주 투사로 만들고, 민주당의 지도자로 키워주셨다"며 "이재명을 다시 태어나게 한 광주는 나의 사회적 어머니다"고 광주와 인연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미래 비전으로 기본사회와 에너지 고속도로를 제시했다.
그는 "미래 일자리는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기에 극단적 양극화를 막기 위해 초과이윤 상당부분이 국민 소득 등 위해 지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본사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RE100‧화석에너지 세금 등 재생에너지 시대에 재생에너지가 부족해 기업이 탈출하고 있다"며 "태양 바람이 흔한 서남 해안에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아서 전기를 생산해 팔게 하면 서울에서 먹고 살기 좋은 지방으로 사람들이 다시 들어오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후보에 이어 정견 발표에 나선 김두관 대표 후보는 "범야권 192석에는 윤석열 정권 심판과 고통받는 사회경제적 약자를 챙기라는 뜻이 담겨 있다"며 "당 대표가 되면 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박영진‧김부겸‧김경수‧김동연‧이탄희 등 대선후보를 함께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지수 후보는 3‧15 부정선거부터 시작해 5‧18까지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를 짚으며, "5‧18 정신을 헌법에 담고, 광주 정신을 본받아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8명의 후보 중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는 더 치열했다. 후보들이 나설 때마다 지지자들은 무대 가까이 이동해 열띤 응원과 환호를 보냈다.
최고위원 연설 첫 주자로 나선 강선우 후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을 김건희 정권으로 정의하며 "5월 광주를 핍박하던 전두환이 김건희‧윤석열로 되살아났다"며 "이재명과 함께 강선우가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연설을 시작한 이언주 후보는 "대한민국 정치에는 민주‧보수 진영이 아니라 검찰 진영이 하나 더 있다"며 "나머지 두 진영이 포위해 무너뜨려야 진정한 대한민국의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전날 전북 순회경선에서 득표율 1위로 돌풍을 일으킨 한준호 후보는 "호남의 아들인 제가 광주‧호남 정신을 이어받아 선봉에서 언론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음 순서로 나선 정봉주 후보는 "1등으로 달리다가 역전 되부렀소잉"라며 농담을 던지면서 "어제는 전북의 아들 한준호가 1등, 오늘은 광주의 아들 민형배가 1등하게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하며 민형배 의원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김민석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되기 전 총재 시절 승용차에 함께 타고 다니며 보좌했다"면서 "고난 속에서도 기본사회와 에너지 고속도로 비전을 얘기하는 이재명 대통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현희 후보는 권익위원장 시절 대한민국 온 권력기관의 공격을 받았다면서 "정치검찰을 해체하고 방통위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며 "제가 윤석열 탄핵발의문을 쓰고 헌법 전문에 5‧18 정신 반드시 기록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주 후보는 "대위 시절인 1987년, 화정사거리 단독주택에 단칸방을 얻어 살게 되면서 집주인 할머니께 7년 전 참상을 듣게 됐다"며 "광주를 생각하면 아픔‧죄송함‧미안함을 느끼고 있다. 일부 보수론자들이 5‧18을 폄훼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헌법 전문에 광주민주화 운동을 수록해야 하고 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연설에 나선 민형배 후보는 "34차례 기자회견‧현장시위하고 35차례 작전회의를 거듭한 제가 검찰 투쟁 전문가다"며 "지역 현안 해결하고 광주‧전남 목소리를 지도부에 전달할 최고위원 한 사람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광주 지역경선에서는 이재명 대표 후보가 83.61%를 득표해 대세를 이어갔다. 이어 김두관 후보 14.56%, 김지수 후보 1.82%를 각각 득표했다.
최고위원 득표에서는 광주 출신 민형배 후보가 1등을 거머쥐었다. 민 후보는 1만4458표를 득표해 득표율 27.77%로 첫 1위에 올랐다. 이어 김민석(9071표‧17.42%)‧한준호(6074표‧11.67%)‧정봉주(6031표‧11.58%)‧전현희(5587표‧10.73%)‧이언주(4705표‧9.04%)·김병주(4329표‧ 8.31%)·강선우(1811표‧3.48%) 순이었다.
더불어민주당전국 순회 경선은 오는 17일 서울에서 종료되고 18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최종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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