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지나고 보니 전북도민 위한 보람과 영광"

[인터뷰] 전북자치도 첫 정책협력관 2년 임기 마친 국민의힘 박성태씨

박성태(63) 전 전북특별자치도 정책협력관은 최근 2년간의 임기를 마치며 "광역자치단체에서 여야 협치의 첫 성공 사례를 만들어 한없이 보람되고 기쁘다"고 말했다.

박성태 전 협력관은 국민의힘 당원으로 30년 넘게 볼모지나 다름 없는 호남에서 한길을 걸어왔다.

그런 그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관영 전북특별도지사와 2년간 호흡을 함께 한 것은 '여야 협치를 통해 전북 발전을 이끌자'는 김관영 도지사와 정운천 전 국회의원 사이의 합의 덕분이었다.

2022년 7월 어느 늦은 밤. 정운천 전 국회의원은 박 전 협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지방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만나 국민의힘과 협치를 하기로 했으며 정무직 3급 자리인 정책협력관 직책을 신설하기로 했으니 지원해 보라"는 전언이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정책협력관 2년의 임기를 마친 박성태 전협력관이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

박성태 전 협력관은 국민의힘 전북지역 당원들 사이에서도 '골수'에 속하는 인물이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그는 전주시병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아 전북지역 평균을 상회하는 15.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박근혜 후보 때보다 3%P이상 높은 득표율로 호남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 전 협력관이 이끌었던 전주시병 지역구는 당시 조배숙 도지사 후보의 득표가 전북에서 유일하게 20%를 넘기기도 했다.

그런 그가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이라고 할 수 있는 전북도청의 정책협력관으로 처음 부임했을 때 그 자신이 '마치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았다'고 회고한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려니 처음부터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하며, 누구를 만나 어떤 협조를 주고 받아야 하는지, 모든 것이 막막했었죠."

부임 초기 한 언론인은 그에게 물었다.

"전북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고 어떤 사업에 구체적으로 협력할 것인가요?"

그는 대뜸 '하이퍼튜브 테스트베드 공모사업'이라고 답했고, 이내 후회가 밀려왔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협치의 첫 걸음 부터 삐걱이다 정운천 도당위원장과 김관영 도지사에게 비난의 화살이 몰릴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정책협력관 2년의 임기를 마친 박성태 전협력관이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

그러나 문득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장관이 떠올랐다. 당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부터 인연이 되어 서로 호형호제하는 시이였기에 전화를 넣었다. 이후에도 서너차례 전북의 사정을 설명하며 꼭 도와달라고 청을 했다.

도청 주무관과 담당부서 간부들, 도지사, 정운천 도당위원장 등이 모두 합심해 결국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다.

그러자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고 그렇게 두렵던 출근길도 서서히 적응을 하면서 일을 찾아 나설 수 있었다.

2차전지특화단지 공모사업 때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지만 1%의 가능성이라도 보고 매달린 전북자치도 주무관들의 용기와 노력에 '용산에서도 전북의 사업계획서를 칭찬하더라'는 전갈도 받았다.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전북자치도와 김관영 도지사에 대한 칭찬이 나왔다.

"친분이 있는 한 여당의 국회의원은 제게 그러더군요. '전북도민들이 이번에 도지사를 제대로 뽑았다'라고. 부지런하고 열정이 넘치게 도정을 지휘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합디다."

그런 그에게 일부 당원들은 '민주당 도지사를 칭찬하고 다니니 해당행위를 하는 것 아니냐'며 소환을 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2년동안 좌우를 돌아볼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연(緣)이 닿는 사람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났고, 지역을 위한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더니 여의도에서 저를 '8급주무관'이라고 놀리더군요. 그래도 좋았습니다. 열심히 하는 저를 칭찬하는 것으로 이해했으니까요."

그는 임기 종료 하루를 남겨두고도 새만금개발청을 찾아 업무협의를 했다. 딱히 그가 나서도 될 일이었지만 그 자리에 있는 그로써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임기 마지막날 전북자치도청사 18층에서부터 3층까지 모든 사무실을 돌며 이임인사를 했다. 직원들은 떠나는 그에게 박수와 함성으로 배웅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정책협력관 2년의 임기를 마친 박성태 전협력관이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

"2년 전 꿔다 놓은 보릿자루같은 처량함에서 박수를 받고 떠나는 친근한 '일원'이 되었다는데 감개무량함을 느꼈습니다. 그동안의 제 성과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도민들께서 평가할 부분이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한 2년이었고 앞으로도 지역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정성과 성의를 다할 것입니다. 당을 떠나 전북인이니까요."

박성태 전 정책협력관은 지금과 같은 협치가 앞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제가 조금씩 조금씩 개척해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성과가 여기서 멈추면 지역의 입장에서는 많은 손해가 될 것입니다. 더 나은 인물이 임용돼 앞으로 성과를 더욱 넓혀갔으면 하는 것이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

박성태 전 정책협력관은 1961년생으로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전주제일고와 원광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1998년 새누리당 전북도지부 총무부장으로 당과 인연을 맺은 뒤 30년 가까이 국민의힘을 지키고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 상임감사와 전북대 초빙교수, 서남대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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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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