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압승' 한동훈 대표에…"전북 민심 파도에도 올라타야" 주장

"'호남=광주' 등식 벗어나 전북에 진정성 보여줘야" 여론

23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62.8%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 대표에 당선된 이후 지역 당원들 사이에서는 "전북 민심의 파도에도 올라타야 할 것"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여기에는 '호남=광주'라는 등식에서 벗어나 올해 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출범한 전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새만금 SOC 확충 등에 집권여당의 진정성과 힘을 전북에 보여 달라는 간절함이 들어 있다.

한동훈 당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을 통해 '민심'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민심 이기는 정치 없다거나 민심과 싸우면 안 되고 한편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당선자가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당기를 전달받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표는 또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때그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하자. 민심의 파도에 올라타자"며 당 차원의 변화 과제로 민심과 국민 눈높이에 반응하고 외연을 확장할 것을 강조했다.

전북 여권에서는 "한 대표가 민심을 강조하고 민심에 적극 부응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공감하고 환영한다"며 "다만 국민의힘 험지를 넘어 사지(死地)에서 독립운동하듯 힘겹게 뛰는 전북의 민심에 대해서도 적극 반영해주길 희망한다"는 말들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양지 텃밭인 전북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이 거세게 불며 보수의 영토가 사실상 쑥대밭으로 변하는 등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지난해 10월 말 전북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했던 한동훈 대표는 22대 총선 과정에서는 전북을 단 1차례 짧게 방문해 "전북은 버린 자식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급기야 국민의힘 비례정당후보 순위에 전북 출신이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아 정운천 전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총선 후보들이 '사퇴의 배수진'을 치는 최악의 사태까지 벌어져 전북 여권에 대한 민심은 더욱 흉흉해졌다.

막판에 조배숙 의원을 당선 안정권에 배치함으로써 사퇴 파문은 가라앉았지만 "급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전북을 얼마나 가볍게 대하는지 확인해준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전북선대위는 비례정당 지지율에서 8.4% 확보에 그치는 등 더불어민주당(37.6%)과 조국혁신당(45.5%) 비례지지율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역에서는 "정운천 전 의원이 삭발 함거에 혈서까지 쓰며 지지를 호소했음에도 간신히 20%를 넘기며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며 "국민의힘 지지기반이 사실상 와해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하소연이 쏟아졌다.

22대 총선 프레임이 '정권심판론'으로 급격히 쏠린 점도 있지만 국민의힘 중앙당 차원의 사실상 '서진정책 포기'가 전북 여권의 구심점을 흐려놓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전북 여권은 "한동훈 대표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만큼 '전북 접근방법'도 기존의 방식과 달리하길 희망한다"며 "전북을 호남의 하나로 싸잡아 묶어 후순위에 배치하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0대의 한 당원은 "전북은 그동안 여러 선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광주·전남에 비해 1~2%포인트씩 높았을 정도로 호남에서도 상대적으로 외연 확대의 문이 열려 있는 곳"이라며 "중앙당 차원에서 이런 점을 감안해 전북을 홀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북과 간첩 발언이 나온 것도 호남권을 광주·전남으로 인식하고 박수를 유도하다 "전북을 따로 해야 하나요?"라는 언급이 나올 정도로 전북에 대한 인식 부재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당원들은 "민주당 텃밭에서 국민의힘 당원 생활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서러운 일인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설움이 전북 민심을 껴안고 위로하며 외연 확대에 나설 수 있는 중앙당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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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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