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정동영 '작심' 발언 "완주·전주 통합, 반대 있다고 납작 엎드리면 지도자 아냐"

"전북의 '비빌 언덕'은 통합, 국가예산 확보로 꼴찌 못 면해"

정동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병)이 "완주·전주 통합의 반대가 있다고 납작 엎드리면 지도자가 아니다"며 "통합에 반대한다면 '반대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직격해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5선의 정동영 의원은 23일 오전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1년 만에 재추진되는 완주·전주 통합과 관련해 "그동안 세 번의 실패가 있었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전제한 후 "우리 스스로 마음만 먹으면 뛰어나갈 수 있는데 왜 땅바닥만 기고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지도자는 리더(leader)이다. 앞으로 인도하는 사람이 리더인 만큼 반 발짝은 앞장서야 한다"며 "뒤에서 눈치만 보면서 따라간다면 리더가 아니라 팔로워(follower)다"고 지역 내 위기 상황에서 '리더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정동영 의원은 "지도자는 리더(leader)이다. 앞으로 인도하는 사람이 리더인 만큼 반 발짝은 앞장서야 한다"며 "뒤에서 눈치만 보면서 따라간다면 리더가 아니라 팔로워(follower)이다"고 지역 내 위기 상황에서 '리더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프레시안

정동영 의원은 또 "전북이 (각종 경제지표에서) 꼴찌 탈출을 해야 하는데 이것의 '비빌 언덕'이 완주·전주 통합과 새만금특별시 추진"이라며 "정부의 국가예산을 확보한다고 해서 꼴찌를 탈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충북 청주와 청원을 보라. 10년 전 통합한 이후 도시가 확 뒤바뀌는 상전벽해(桑田碧海)하고 있다"며 "청주는 지금 매년 청년이 한해 2000명씩 늘어나고 있는 반면에 전북은 2000명씩 줄어든다. 젊은이들이 줄면 경쟁력이 줄고 조만간 인구도 충북과 전북이 역전될 처지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청주·청원은 3번의 실패를 거쳐 4번째 시도인 2014년 7월 통합에 성공했고 대기업 유치와 도시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 5만개를 만들어내는 등 청년층을 대거 빨아들이고 있다는 말이다.

정동영 의원은 "대한민국 92개 시군 중 90개가 합쳤다. 통합한 이후 모두 도시가 다 커졌다"며 "대한민국 90개의 통합모델이 있는데 완주와 전주만 왜 안하고 있는가. 심지어 대구와 경북은 물론 부산과 경남도 합치자는 것 아닌가"라고 격정토로했다.

정부가 지난 1994년 도농통합형 통합시를 추진한 이후 전국의 통합대상 92개 시·군 중 90개가 도농통합시로 개편됐지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주·완주는 반대했다.

이후 완주·전주 통합은 1997년에 열린 첫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높았지만 완주군의회의 반대로 무산됐고 2009년과 2013년 두 차례의 통합 주민투표에서는 완주 주민 반대가 더 높아 세 차례의 시도가 무위로 돌아간 바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최근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와 만나 2026년 7월 1일 통합 대구경북 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연내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전격 합의했으며 부산과 경남도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통합을 하면 '더 큰' 이익이 기다리고 있다. 면적 205㎢의 전주와 821㎢의 완주가 합치면 1030㎢, 3억평의 도시가 된다"며 "서울이 1억8000만평이고 새만금이 1억2000만평이니 완주·전주 통합시는 서울의 2배, 새만금의 3배가 되는 땅"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100년 동안 전북을 망쳐온 것이 바로 단견(短見), 근시안이었다"며 "시대를 잘못 읽어서 전북이 이렇게 꼴찌가 됐다. 이제는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통 크게 디자인하고 절대로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프레시안

그는 이어 "대한민국 230개 기초단체 중에서 최다 면적의 시(市)가 되면 인구절벽을 걱정하는 시대에 거대한 '인구 저수지', '인구 댐'이 생기게 된다"며 "정부에 기댄다고 해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통합시가 100만명을 향해 가는 '희망 만들기'를 우리가 직접 해야 한다"고 거듭 설파했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해 기회를 놓치는 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100년 동안 전북을 망쳐온 것이 바로 단견(短見), 근시안이었다"며 "시대를 잘못 읽어서 전북이 이렇게 꼴찌가 됐다. 이제는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통 크게 디자인하고 절대로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비수도권 차별과 호남 내 열세, 지역 소이기주의 등 3중 차별과 갈등으로 인구는 매년 격감하고 1인당 지역총생산(GRDP)은 전국 최하위권에서 맴도는 등 전북이 꼴찌인 상태에서 땅만 바라보고 갈 일이 아니라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전주와 완주는 1935년 일제 식민지 당시에 일본 총독에 의해 분리됐다. 수천년 동안 전주였던 땅을 일제가 분리했다. 이것이 '신성불가침'이냐"고 거세게 반문한 후 "전북도민의 절대다수가 합치는 것을 찬성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의원은 완주군민 6천여명의 서명이 담긴 완주·전주 통합건의서를 토대로 통합절차가 본격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선택은 우리의 것이다. 10년 전, 20년 전에 완주·전주가 통합했으면 (전북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며 "늦었지만 이제 깃발을 들어야 한다. 이번에 4번째 도전인데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거듭 피력했다.

▲정동영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시대를 잘못 읽어서 전북이 이렇게 꼴찌가 됐다. 이제는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통 크게 디자인하고 절대로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레시안

정 의원은 "제가 통합의 최전방에 서겠다. 지역민이 저를 다시 소환(22대 국회 등원)한 것은 이것(통합)을 하라는 명령이 아니겠느냐"며 "전주 덕진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북의 미래가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신발 앞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눈을 들어 하늘을 봐야 한다. 땅바닥만 기어서는 아무것도 안 된다"며 "완주·전주, 나아가 전북의 발전 동력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의원의 격정 토로는 완주·전주 통합과 관련해 30여분 가량 계속됐고 이 과정에서 "통합이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해야 한다"거나 "선택은 우리의 몫", "깃발을 들어야 할 때",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식의 강한 발언에 나서는 등 완주·전주 통합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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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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