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로 꼽히는 '익산 농산물종합가공센터'…'비법'은 따로 있었다

센터가 해썹관리 등 '올 케어'시스템에 농가는 신경 쓸게 없어

전국적으로 100여개가 있는 농산물종합가공센터 가운데 최적의 장비와 운영 시스템을 통해 '넘버 1'이란 소리를 듣는 곳이 바로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함열읍에 있는 '익산시농산물종합가공센터'이다.

도대체 어떤 비결이 있기에?

25억8000만원을 들여 2019년 9월에 준공한 이곳은 760㎡의 소규모에 전처리와 건조, 분쇄, 추출, 농축 등 50여 종에 70여 점의 각종 장비가 완비돼 있다.

이곳에서 가공하는 품목은 과채 음료와 잼, 분말, 기름, 빵류 등 10여개 유형에 무려 50여 품목이 이른다.

▲최적의 장비와 운영 시스템을 통해 '넘버 1'이란 소리를 듣는 곳이 바로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함열읍에 있는 '익산시농산물종합가공센터'이다. 사진은 센터에서 가공 제품을 만드는 모습 ⓒ익산시

사실상 농가에서 희망하는 가공품을 모두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 완비돼 있는 셈이다.

이곳의 진짜 비법은 다른 곳이 있다. 통상 조합이나 조직체 등이 운영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익산시농업기술센터와 농업인이 운영주체로 돼 있다.

농업기술센터가 식품·제조가공업을 할 수 있도록 영업등록해 생산과 품질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한다. 행정기관이 품질 관리는 물론 해썹(HACCP) 유지 관리까지 알아서 해 주는 시스템이 최고의 경쟁력을 낳고 있다.

해썹 관리기준서 개정이나 식약처 평가 대응 등 고령의 농업인이 해결하기 힘든 난제를 익산시가 알아서 척척 해주니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지는 셈이다.

과채 주스와 과채 가공품, 액상차, 잼, 참기름, 들기름, 빵류 등에 대한 식품 위생 관리를 통해 원활한 유통 환경을 만들고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도 믿고 살 수 있다.

센터에서 세균수와 살모넬라균 등 8종 8개 항목의 미생물 검사까지 '올 케어' 그 자체이다. 농가들은 그냥 생산제품을 가져와 가공만 하면 된다. 전체 제품 생산에 지역 농산물 50% 이상을 사용해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에도 일조하고 있다.

▲선진화된 시스템이 각광을 받으며 이곳을 이용하는 농가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덮친 2020년에 20농가에 불과했지만 매년 늘어나 올 5월에는 30농가로 증가했다. ⓒ익산시 농산물종합가공센터

센터의 전지은 주무관은 "장비만 잘 갖춘다고 센터가 활발히 가동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고령의 어르신들이 아무 걱정없이 언제라도 쉽게 센터에 오셔서 가공 생산할 수 있도록 품질 유지관리를 해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진화된 시스템이 각광을 받으며 이곳을 이용하는 농가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덮친 2020년에 20농가에 불과했지만 매년 늘어나 올 5월에는 30농가로 증가했다. 생산이 저조하거나 독립한 업체를 뺀 농가 수이니 실제 활용 농가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셈이다.

센터를 이용한 농가들의 전체 매출액도 증가세를 달리고 있다 2020년에 2억1000만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에 3억원을 찍은 뒤 작년에는 3억5000만원에 근접했다.

농가가 수확한 농산물을 2차로 가공해 창업을 통해 연평균 1400만원 이상의 농외(農外)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가공센터를 이용한 비용은 얼마나 될까? 한해 전체 농가가 낸 사용료는 지난해의 경우 1270만원 정도였다. 28농가가 이용했으니 농가당 비용은 45만원 정도였다.

1년 365일 내내 25억원짜리 공장의 각종 정비를 쓰고도 40여 만원만 내면 된다니 그야 말로 '껌값'에 해당한다.

어디 이뿐이랴? 센터는 농산물 가공이라는 본연의 업무 외에 소규모 농가의 창업 고민도 덜어주고 있다.

우선 '창업 보육'은 창업을 희망하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농산물가공 창업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영업 절차나 상품 기획에 대해 배워보고 시제품 생산을 지원하는 단계로 지난해까지 17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올해는 30명 정원의 농업인대학 농산물가공반을 통해 80시간(20회)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은 농산물 가공이론과 실습, 창업 절차, 세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 마케팅을 배워 창업에 대한 이해도와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농산물 가공반 교육하는 모습 ⓒ익산시

교육을 수료한 후 유통·전문판매업 신고한 농업인은 1대 1 컨설팅을 통해 가공제품 선정과 기획, 제조 방법 결정, 시제품 생산 지원을 받아 상품화 준비에 돌입한다. 이 과정에서 연간 90건 이상의 상담이 진행된다.

'창업 실행 단계'는 가공제품 상품화와 품질관리, 판촉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다. 가공센터에서 생산되는 제품(잼, 음료류, 기름, 빵류 등)은 로컬푸드 8개소와 하나로마트, 익산몰, 학교급식, 농부 시장 마르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상품들은 올해로 3년 차 서울 국제식품 산업대전 박람회에 참가하며 국내외 식품 바이어와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자립·정착 단계'는 창업보육 농가의 자립을 유도한다. 현재까지 1단계와 2단계를 거쳐 가공센터에서 30농가 53품목이 생산되고 있으며 현재 2개소가 자립해 개별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과수원을 접은 후 고구마 농사를 시작하던 A씨는 창업 교육을 받은 후 가공 품목을 빵으로 결정했다.

▲성공 사례라 하나 둘씩 발생하며 익산시농산물종합가공센터의 선진화된 경영이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타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하려는 발길도 크게 늘었다. ⓒ익산시

그는 가공센터에서 제품생산과 판로 확장 노력을 기울인 결과 2년 전에 자립해 연간 2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성공 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성공 사례라 하나 둘씩 발생하며 익산시농산물종합가공센터의 선진화된 경영이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타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하려는 발길도 크게 늘었다.

류숙희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단계별 지원이 창업 농가의 자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농업인의 창업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고 가공 경험을 쌓으며 판로를 넓히는데 가공센터가 성장 동력이 되도록 앞으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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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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