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기로' 김홍일, MBC 방문진 선임 계획 긴급 의결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가운데, 방통위가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한국방송공사(KBS),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등 공영방송 3사 임원 선임 계획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28일 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두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안건에 대해 이의 없이 의결했다.

이로써 오는 8월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방문진 이사 9인과 감사 1인에 대한 공모 절차가 이날을 시작으로 다음 달 11일까지 진행된다.

오는 8월 31일로 임기가 끝나는 KBS 이사 11인에 대한 공모도 같은 기간 동안 이뤄진다.

또한 오는 9월 14일 임기 만료인 EBS 이사 9인에 대해서는 MBC와 KBS 이사 공모가 끝난 다음 날인 7월 12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다.

방통위는 각각의 이사 응모 절차가 끝난 뒤 상임위원 간 협의를 통해 후보자를 선정한다. KBS 이사는 방통위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며, 방문진 이사 및 감사와 EBS 이사는 방통위가 바로 임명한다.

탄핵 기로에 서 있는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출과 관련한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돼 논의되고 있으나 현행법에 따라 공영방송 이사 추천 및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게 법집행기관인 방통위의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자신에 대한 탄핵안 발의 다음 날 긴급하게 회의를 연 데 대해서는 "가장 먼저 임기 만료가 도래하는 방문진 이사와 감사 임기가 8월 12일 종료되는데, 그 선임 절차에 대략 최소 4~5주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더 이상 임명 절차를 늦출 수 없어 부득이 오늘 선임계획안을 처리하게 됐다"고 했다.

방통위는 통상 수요일에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기 전, 현 2인 체제로 '과반 의결'이 가능한 상황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끝내기 위해 회의 일정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김 위원장의 직무는 정지되고, 이상인 부위원장 한 명만 남게 돼 안건 의결이 불가능해 진다.

한편,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방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통위의 공영방송 임원 선임계획 의결 시도는) 윤석열 대통령 아래 대한민국 공영방송 전체를 무릎 꿇려 권력의 나팔수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불법이 명백한 2인 체제 아래 자행되는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교체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