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한 이재명 "권력 줬더니 보복하고 개인 사유물로 여기나"

최고위서 민생회복지원금 강조하며 목소리 높여… "정치 왜 하며, 권력 왜 갖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도대체 정치는 왜 하며 권력은 왜 갖느냐. 불필요한 생떼나 쓰고, 권력 줬더니 보복이나 하고. 나라를 무슨 개인 사유물로 여기는 거냐"며 격분한 모습을 보였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공개회의에서였다. 이 대표의 '격노'에 다른 최고위원 등 회의 참석자들이 숨을 죽이며 한동안 회의장에 정적이 흐르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출이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고, 자영업자 폐업자 수가 곧 100만여 명이 된다는데 어떻게 할 거냐"며 코로나19 대출금 장기분할 상환,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에 대한 신속 처리를 주문했다. 그는 "자영업자 100만 명이 폐업을 하면 종업원들 그리고 가족들, 어떻게 사는가"라며 "외식업 폐업률이 22%라는데, 코로나 때 보다도 6% 포인트가 높다고 한다. 정말 죽을 지경"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골목 상권에 지역화폐로 (돈을) 지급하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세금으로 되돌아오고 경제 규모 커지고 국민들 소득 늘어나고 동네 골목 상권 활성화되고 영세 자영업자들 매출 늘어나고 이자도 좀 갚고, 폐업도 좀 미루고 그럴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갑자기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그는 "확실치도 않은 유전에 5000억, 1조 원씩 퍼부을 돈은 있으면서, 아프리카에 100억 불씩 원조할 돈은 있으면서, 동네 골목에 폐업하고 이자 못 내서 카드론 빌리러 다니고 사채업자한테 매달리고 그러다가 가족들 껴안고 죽고 이러는 거 안 보이나"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대표가 뒷말을 잇지 못하면서 회의장에는 10초가량 침묵이 흘렀다.

이 대표는 잠시 후 "국가가 왜 존재하는가. 자살자 통계 확인해 봤나.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가장 많은 비율로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나"라며 "먹고 살기 어려워서 그런 거 아닌가. 도대체 정치는 왜 하며, 권력은 왜 갖나. 놀고 즐기자고 국민들한테 이런 저런 약속하고 권력 위임받나"라고 했다. 이어 "요 며칠 사이 정부나 여당 하는 행태들을 보면 국민들은 죽든지 말든지, 나라 경제는 망쳐지든지 말든지 도대체 제대로 되는 게 없지 않나"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언성이 높아진 상황을 의식한 듯 발언 말미에 "제가 오늘 (최고위원들의) 말씀을 듣다 보니 그랬는데, 정치가 왜 필요한지,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고 살라"며 "권력놀음하느라 즐거울지 모르겠지만 그 권력놀음 뒤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 손을 잡고 죽느니 사느니 지금도 그러고 있다"고 하고 공개회의를 마쳤다.

한편 검찰은 '쌍방울 대북 송금' 연루 의혹과 관련, 이 대표를 이르면 이날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대표를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와 공범으로 보고 판결문 검토를 마치는 대로 제3자 뇌물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 결과 브리핑에서 이 사안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 묻자 "그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경태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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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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