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인질 4명 구출 과정서 "210명 살해" 비난

이스라엘군은 사망자 "100명 미만" 추정…국경없는의사회·EU 외교 수장 "학살" 규탄

이스라엘군(IDF)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4명을 구출했지만 이 과정에서 2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비판에 직면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11시께 가자지구에서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습격 당시 납치된 노아 아르가마니(25), 알모그 메이르 잔(21), 샬로미 지브(40), 안드레이 코즐로프(27)를 구출했다고 밝혔다. 하가리 대변인은 구출된 인질들의 상태가 양호하며 건강 검진 뒤 가족과 병원에서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구출된 인질들은 하마스 습격 당시 레임 키부츠(집단농장) 인근에서 열린 노바 음악축제에서 납치된 뒤 245일 만에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하마스 습격 당시 240명가량의 인질이 납치됐고 지난해 11월 휴전 기간 동안 100명 이상이 석방됐지만 여전히 120명가량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지구 당국과 가자지구 내 의료진은 이스라엘군이 인질 구출 과정에서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 등을 공격해 2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언론국은 사망자 수를 210명으로 집계했다.

미 CNN 방송은 사상자가 이송된 알아우다 병원의 원장 마르완 아부 나세르가 8일 오후까지 해당 병원에서 사망자 142명이 집계됐다고 밝혔고 알아크사 병원에선 사망자 94명이 집계돼 이번 작전으로 적어도 236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부상자도 400명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 쪽은 이번 작전으로 인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를 100명 미만으로 봤다. 외신들은 양쪽 모두의 집계를 확인할 수 없으며 사상자 중 하마스 등 무장 조직 구성원의 규모도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주민이자 구급대원인 지아드(45)가 "이스라엘 드론과 전투기가 밤새 주택과 대피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무작위로 발포했다"며 "이는 진짜 학살이었다"고 <로이터>에 증언했다. 그는 폭격이 알아우다 사원과 지역 시장에 집중됐다며 "이스라엘은 (인질) 4명을 해방하기 위해 수십 명의 민간인을 죽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된 주검 외에도 많은 주검들이 거리에 널려 있다고 덧붙였다.

구호단체와 유럽연합(EU)에서도 비난이 나왔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8일 오전 가자지구 중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집중 폭격으로 알아크사 및 나세르 병원에서 압도적 숫자의 중상자를 치료 중"이라며 "이 중 많은 수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세계 지도자들이 이 학살을 끝내기로 결정할 때까지 얼마나 더 많은 남성, 여성, 어린이가 죽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자지구의 또 다른 학살 관련 보도에 경악했다. 우리는 이를 가장 강력한 말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습격 당시 납치돼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4명이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벌인 이스라엘군 작전을 통해 풀려났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번에 해방된 알모그 메이르 잔, 노아 아르가마니, 안드레이 코즐로프, 샬로미 지브. ⓒ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 여파로 부상을 입은 한 어린이가 알아크사 병원으로 이송됐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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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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