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라파 민간인 대피작업 돌입…공격 임박?

美 만류에도…네타냐후 "홀로 서겠다" 언급 눈길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민간인 대피 작업에 돌입했다.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의 중재로 진행 중인 하마스와의 휴전 및 인질 교환 협상이 종전 이슈를 둘러싸고 진전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민간인 대피는 라파 공격을 실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6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라파에서 민간인 대피 작업에 돌입했다.

가자지구에서 활동 중인 구호 단체들은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대피 개시 관련 정보를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전날 하마스가 라파 인근에서 이스라엘 남부를 향해 로켓 10여 발을 쏴 사상자가 발생하자, 하마스가 휴전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곧 라파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라파에는 140만 명가량의 피난민이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라파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이 시작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을 만류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 인질 구출, 가자 지구발 안보 위협 해소 등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라파 공격이 불가피하다며, 민간인을 대피시킨 뒤 작전에 나서겠다고 공언해왔다.

네타냐후,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홀로 서야 한다면 홀로 설 것"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에 직면해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필요하다면 '홀로서기'도 감당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5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식에서 "이스라엘이 홀로 서야 한다면 홀로 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연설을 통해 "끔찍한 홀로코스트 당시 세계 지도자들이 이를 방관했고, 어떤 나라도 우리를 돕지 않았다"며 "이로 인한 첫 번째 교훈은 우리가 스스로를 방어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우리를 파괴하려는 적들과 다시 맞붙게 됐다"며 "이스라엘은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의 야드바셈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관에서 열린 이날 추모식에는 하마스에 잡혀간 인질을 상징하는 노란색 의자가 비어있는 채로 비치돼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로 숨진 600만 명의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4∼5월에 '욤 하쇼아'로 불리는 추모의 날을 정해 기념해왔다.

통상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 연설에서는 정치적 발언이 포함되지 않는 게 관행이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의 최대 적인 이란을 비난하는 등 정치적 언급을 이어왔다.

홀로서기도 감당하겠다는 이날의 발언은 휴전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국제사회의 중재 아래 휴전 협상을 이어왔지만, 종전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마스는 협상안에 종전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인질 석방의 대가로 전투를 잠시 멈출 수는 있다"면서도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군사 작전 종료와 가자지구 철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텟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의 주택에 대한 보복 공습을 단행하는 등 미국 등 국제사회의 만류 속에서도 라파 지역 군사작전을 머지않아 수행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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